‘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 체포 이후에도 ‘석사’ 등 성 범죄 관련 혐의자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성취착물을 제작·배포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게릴라 식으로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화 내용이 삭제되는 ‘폭파방’을 만들거나 1:1대화방을 통해 성착취물을 공유하는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아이디 ‘석사’를 쓰는 한 인물은 ‘제2의 박사’를 자처하며 박사방·n번방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이 ‘석사’는 해외 아동성착취물과 이른바 ‘고어물’로 불리는 실제 고문·살해 해외영상도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박사는 유료였지만 자신은 무료”라며 회원들을 끌어 모았다. 그는 다른 텔레그램 유저들에게 “(증거가 안 남도록 성착취 영상물 공유방을) 이만 터뜨려라(삭제하라)” 등의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석사’는 지난 3월 조주빈 체포 당시 “박사가 오프남(성착취 영상물에서 실제 성폭행을 하는 역할을 맡은 이)을 구하기 어려워 해서 나한테 물어봤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석사’는 자신과 친분이 깊던 현역 군인 박사방 공범 ‘이기야’의 체포 사실을 알게 되자 “내가 무서워하기 시작하면 너네(가담자)들이 혼란해 질 것”이라며 “난 끝까지 너네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가담자들은 “멋지다” “하나 둘 잡히면 다 잡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석사’는 유저들에게 “(다른 닉네임의) 부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텔레그램 방에서는 ‘제2의 박사’를 자처하는 성 착취물 유포 혐의자들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VIP 시스템’과 ‘추방 시스템’을 운영하며 회원들을 관리하고 있다. 채팅 등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들은 성착취물 공유가 이뤄지는 ‘상위방’으로 ‘등업’시켜주고 활동이 뜸한 해당 대화방에서 추방하고 있다.
‘박사방’ 검거 이후에도 사이버 성착취 범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만큼 경찰 수사 인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디지털 범죄는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수사”라며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서도 나름 업무를 분담해 수사하고 있지만 인력과 시간 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승희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사이버 성범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인지수사에 한계가 있다”며 “경찰이 사이버성폭력 관련해 더 많은 인프라를 투자하고 모니터링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