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속도 내는 檢…‘라임 사태 무마 의혹’ 청와대 前 행정관 체포

뇌물·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김 전 행정관 업무용 PC도 압수수색

이르면 17일 구속영장 청구…외부 유출 조력자 있는지 등 조사 예정

등 윗선 관여 여부도 조사 대상…이종필 등 유출 가능성도 염두

지난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1조원대 투자피해가 우려되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 사태에 연루된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을 16일 체포했다. 검찰이 4·15총선 이후 곧바로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이날 김 전 행정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체포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에서 임의 제출받는 형식으로 그의 업무용 컴퓨터도 압수수색했다. 김 전 행정관은 금감원 출신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근무했다. 이후 금감원으로 복귀했다가 라임 사태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난달 말 보직 해임됐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행정관의 신병을 확보한 데 따라 이르면 17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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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 전 행정관의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예의 주시하는 부분은 그가 청와대 재직 당시 라임자산운용 사전조사서를 외부로 유출했는지다. 사전조사서란 금감원이 특정 사안에 있어 앞으로 어떻게 조사할지를 총체적으로 담은 서류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공식 절차가 아닌 사적으로 사전조사서를 외부에 유출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 청와대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또는 개인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부 조력자를 통해 사전조사서가 외부로 흘러나왔다고 보고 △경로 △사전조사서 입수자 등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현재 도피 중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측에 사전조사서를 유출했는지도 의심하고 있다. 그가 라임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고향 친구로 알려진데다 두 사람 모두 이 전 부사장과 친분이 있던 것으로 파악되는 탓이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1조원 이상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피해 투자자와 나눈 대화에서 ‘라임자산운용 사태 확산을 막아주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된 인물이다. 김 전 행정관은 그의 동생을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의 사외이사에 앉히기도 한 것이 드러나면서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금감원에 라임 관련 검사 진행상황을 수차례 문의한 의혹도 받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공무원이 본인 직무와 관련된 비밀을 외부로 누설할 때 적용된다”며 “이는 공무원 조직 내에서도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 활용을 위해 내부 서류 등을 유출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가 기밀이 이른바 기관 대 기관으로 흘러들어갔을 때도 사적 활용 등 의도성에 따라 공무상 비밀누설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형법 127조(공무상 비밀의 누설)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국가공무원법 제60조(비밀 엄수의 의무)에서도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현덕·조권형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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