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저금리에 등급하락 우려 줄자...우량 회사채 투자 다시 '꿈틀'

지난주 1.1조...1주새 1,000억 늘어

삼성證은 지난달 채권 1조 넘게 팔아

은행 일부 자금, 안전한 우량채 이동

"코로나 확산 장기화 가능성 있어

회사채 보수적 접근 필요"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한동안 위축됐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0%대까지 하락하면서 비교적 안전하지만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첫 주 국내 회사채 매수금액은 1조978억원으로 전주(9,73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었다. 국내 회사채 매수금액은 지난 2월 셋째 주 2조757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달 넷째 주에는 8,053억원까지 급감했다. 감소세를 이어가던 개인들의 회사채 투자도 다시 반전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 148억원까지 떨어졌던 개인 회사채 매수금액은 지난주 153억원으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VIP 고객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 이후 각 영업지점을 통해서만 1조원이 넘는 채권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달러나 원화로 모두 투자 가능한 우리은행KP물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신용보증을 하는 A등급 채권 등 우량하면서도 시중금리 대비 2~3배 수익이 가능한 회사채 중심으로 매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투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현재 약세를 보이는 채권가격이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과거의 경험칙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채권가격 움직임에서 학습한 경험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한 뒤 한 달 정도 지나자 A등급 회사채 금리가 9.5%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이후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한 뒤 1년도 안 돼 회사채 가격이 회복됐다”며 “당시 A등급 이상 채권을 발행한 기업 중 부도가 난 곳이 한 곳도 없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낮춤에 따라 시중금리가 1%대에 불과한 상황도 회사채 투자 매력을 높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우량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가 기대수익률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는데다 주식 등 다른 금융상품보다 안전한 자산이면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시중금리와 채권의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채권가격이 하락했고 이에 예금에 머물렀던 자금 일부가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확정금리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우량 회사채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장기물뿐 아니라 만기가 짧아 유동성 관리에 유리한 단기 회사채들도 높은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어 투자의 폭도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도 “상대적으로 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낮은 AA등급을 중심으로는 투자기회가 될 수 있으며 펀더멘털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 지금은 회사채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3년 만기 AA- 회사채 금리의 차를 의미하는 신용 스프레드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종현 한화자산운용 크레딧파트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고 글로벌 소비 위축이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며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작은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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