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車산업만 유동성 33조 필요"

  상의 코로나 대책회의

  2분기 수요절벽 현실화

  정부에 조속한 지원 호소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대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4분기 ‘수요절벽’이 현실화됐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 산업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과감한 유동성 지원과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등 5개 업종협회는 16일 코로나19에 따른 산업계 대책회의를 열어 산업현장의 애로를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관련기사 4면


이날 회의에서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미증유의 위기로 자동차부품 및 완성차 업계에 약 33조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법인세·부가세·개별소비세 납부 유예, 4대 보험 및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 간접적인 유동성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1·4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동기 대비 71.3% 감소했다”며 “선박제작금융의 만기 연장, 운전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와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침체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이밖에 업종단체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 및 환경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산업계가 요구한 규제 완화는 특별연장근로 대폭 확대와 유연근무제 개정,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유예 기간 연장 등이다.


“2분기 수요절벽 대비해 정부가 즉각 구원투수 등판해야”

대한상공회의소와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5개 업종협회가 16일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대한상공회의소와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5개 업종협회가 16일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2·4분기에 공급 차질과 수요 절벽이 겹친 부정적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등 5개 업종협회가 함께 개최한 산업계 대책회의에서는 2·4분기부터 나타날 수요 절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회의에 참여한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받을 업종 중 하나로 자동차를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2·4분기에 생산 차질과 매출 타격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자동차 산업은 수요가 7.7%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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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후방산업인 철강으로 이어지고 석유화학도 자동차·가전·섬유 등 관련 제품의 수요 위축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철강제품 수출은 15% 줄어들었다. 회의에 참가한 주력산업 대표들은 “정부가 구원투수로 나서 내수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공공기관 차량 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부터 살아나도록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도 “피해가 가시화한 뒤에 대응하면 시기를 놓쳐버린다”며 “공공·대학·국책연구소 등이 보유한 노후장비의 국산 조기 교체, 정부조달 기계장비 구매 시 국산 장비 우선 구입 제도화 등 정부가 공공발주를 확대해 수요 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지금 철강산업은 전 세계적 공장 가동 중단에 수요가 증발해 버팀목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계획된 공공사업은 조기에 추진하고 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과 열배관 교체 사업을 새로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업종협회들은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적극 대응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재진 한국철강협회 통상협력실장은 “철강재 수입신고의 정확성 확보, 유통이력 관리제 확대 등을 통해 향후 예상되는 무역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교역·유통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과거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주력 제조업과 기간산업이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주력산업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오는 2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산업계 대책회의를 열고 23일에는 제약바이오·화장품·의류패션 등 소비재 산업계와 대책회의를 차례로 개최할 예정이다.


16일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 참석한 우태희(왼쪽 여덟번째)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업종협회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16일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 참석한 우태희(왼쪽 여덟번째)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업종협회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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