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소비 부진에 수출 전망도 어두워…中 올 성장 1%로 고꾸라지나

■中 1분기 성장률 -6.8%

경제성장 주체 모두 급격히 위축

美 봉쇄 등에 2분기 전망도 잿빛

올 성장 문혁 이후 최저치 될 듯

글로벌 도미노 충격 위기감 커져

1815A04 중국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1·4분기 성장률이 급락한 가운데 향후 국내 소비와 함께 수출 전망이 여전히 어두워 글로벌 경제회복에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에 대해 문화대혁명 이후 최저치인 1%대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8%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4분기(6%)에 비해 무려 12.8%포인트나 줄어든 결과다. 이날 함께 공개된 1·4분기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8.4%를 기록했고 소매판매는 -19.0%, 고정자산투자는 -16.1%로 곤두박질했다. 앞서 지난 14일 공개된 1·4분기 수출 증가율은 -13.3%였다. 경제성장의 주체인 소비와 투자·수출이 모두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다만 중국의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 급락은 이미 예견된 상태여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강보합세로 마감하는 등 금융시장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중국은 1월23일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인 우한을 전격 봉쇄하는 등 전국적인 규모의 ‘셧다운(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중국의 경제활동 마비 상태는 3월까지 이어졌고 우한 봉쇄는 이달 8일에야 풀렸다. 하루 수천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데서 최근 수십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출혈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3월 들어 봉쇄가 완화되고 경제 정상화에 주력하면서 제조업 부문은 다소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1~2월 -13.5%였던 전년동월 대비 산업생산 증가율이 3월에는 -1.1%에 그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서비스 지표들은 현재 정상 수준의 75~95%다.


문제는 여전히 부진한 소비와 수출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60%를 차지하는 소비는 수렁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3월 소매판매는 -15.8%에 그치면서 전달(1~2월)의 -20.5%에서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 코로나19 충격에 위축된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3월 실업률은 5.9%를 기록했는데 이는 2월의 6.2%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지만 평소보다는 1%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중국이 기존 ‘세계의 공장’에서 새로 ‘세계의 시장’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소비 위축은 글로벌 경제에 연쇄 충격파가 될 수 있다. 루이스 쿠지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서) 확실하게 빠진 것은 소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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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문제다. 앞서 공개된 3월 수출 증가율은 -6.6%를 기록하며 전월의 -17.2%에서 상당히 회복됐다. 하지만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새로운 장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지체가 반영될 것으로 보여 다시 수출량이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1·4분기 부진과 함께 2·4분기 이후의 전망도 흐려지면서 주요 기관들은 잇따라 중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낮췄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1.2%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마오쩌둥이 사망하면서 끝난 문화대혁명의 마지막 해인 1976년(-1.6%) 이후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이 가해진 1990년 3.8%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제시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GDP 두 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적어도 5.6% 성장을 해야 하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재정·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미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 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1·4분기 바닥을 치겠지만 2·4분기 상승률도 1.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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