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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종편에 맥 못 추는 지상파, 초라한 성적표에 숙제만 가득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들, 위에서부터 ‘어서와’, ‘부러우면 지는거다’, ‘끼리끼리’ / 사진=KBS2, MBC 방송화면 캡처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들, 위에서부터 ‘어서와’, ‘부러우면 지는거다’, ‘끼리끼리’ / 사진=KBS2, MBC 방송화면 캡처



지상파 드라마·예능에 비해 종편이 베끼기에 급급하다는 말은 이제 완전히 옛말이다.

최근 지상파의 여러 프로그램이 1%대는 물론 0%대의 초라한 시청률까지 받아들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화제의 프로그램이 모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서 나오는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상파를 비롯한 케이블까지 드라마는 부진을 거듭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KBS2 ‘어서와’는 0.9%(닐슨코리아/전국 기준)까지 추락했고, tvN ‘반의반’은 1%대 낮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해 조기종영 수순을 밟고 있다.

MBC 황금시간대 예능 역시 끝을 모르는 하락세다.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1.8%, 일요일 오후 5시에 방송되는 ‘끼리끼리’는 1.0%로 최저 시청률을 연이어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반면 종편에서 바람을 탄 프로그램들은 연일 호황이다. TV조선은 지난해 ‘미스트롯’에 이어 올해 ‘미스터트롯’으로 소위 초대박을 쳤다. ‘미스터트롯’은 35.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종편 예능의 새 역사를 썼다. 역대 예능 프로그램 중 2010년 방송된 KBS2 ‘1박2일’이 39.3%로 시청률 1위인 것과 비교해서도 ‘미스터트롯’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


이에 힘입어 TV조선은 ‘미스터트롯’ 종영 후에도 파생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의 맛’, ‘사랑의 콜센타’ 등으로 20%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지상파 및 비지상파를 통틀어서 20%를 넘는 프로그램은 현재 방송 중인 ‘사랑의 콜센타’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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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를 모으고 있는 종편 방송 ‘부부의 세계’(위), ‘사랑의 콜센타’ / 사진=JTBC, TV조선 방송화면 캡처화제를 모으고 있는 종편 방송 ‘부부의 세계’(위), ‘사랑의 콜센타’ / 사진=JTBC,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화제의 드라마 또한 종편에서 등장하고 있다. JTBC ‘부부의 세계’는 2회 만에 10%를 돌파하더니 6회에서 18%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SKY캐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오르는 만큼 신기록을 세우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부부의 세계’ 이전에 많은 패러디와 화제를 낳은 ‘이태원 클라쓰’ 역시 JTBC에서 나와 종편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상에서 얼마나 주목받았는지 측정하는 TV화제성도 종편이 장악했다. 이달 6일부터 12일까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드라마 및 비드라마 TV화제성·출연자 화제성 1위는 모두 종편 프로그램이 가져갔다. 특히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TOP10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미스터트롯’ 우승자 임영웅을 포함해 모두 종편 출연자들이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는 앞다퉈 종편 출연자들로 반등 효과를 노리고 있다. ‘라디오스타’는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을 섭외해 4년 만에 10%를 돌파했다. 전날 방송 대비 2배 이상이 올라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사례다.

0%대 굴욕을 이어가고 있는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까지 출연자 모시기에 나섰다. MBC ‘음악중심’은 4일 방송에서 임영웅 출연 이후 2배 이상 시청률이 오르며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더니, 11일 방송에서 영탁까지 섭외해 최고 시청률을 유지시켰다. SBS ‘인기가요’ 또한 임영웅 출연분에서 소폭이지만 상승효과를 맛봤고, ‘미스터트롯’ 참가자 이대원까지 출연을 예고하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SKY캐슬’, ‘미스트롯’ 등 종편 프로그램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지상파가 잠시 주춤한 바 있지만, 신선한 캐릭터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점철된 SBS ‘스토브리그’, KBS2 ‘동백꽃 필 무렵’ 등이 다시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지상파에서는 종편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따라잡을 만한 신선함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뻔함’과 ‘답습’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방송가의 숙제다.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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