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샤를드골 항모




2011년 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 민주화의 바람이 리비아로 옮겨붙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는 시민군을 조직해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장악했다. 이에 미국·영국·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서방 다국적군이 거들고 나섰다. 프랑스의 라팔 전폭기들이 지중해 북동부 해상 항공모함에서 이륙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결국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시민군에게 사살되고 42년 독재도 무너졌다. 당시 다국적군의 유일한 항공모함이 바로 프랑스의 샤를드골 항모였다.


1989년 건조를 시작해 2001년 취역한 샤를드골 항모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유일한 원자력 추진 항모다. 미국 항모가 핵 공격 능력을 제거했기 때문에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항모이기도 하다. 항모 중 처음으로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길이 261.5m, 폭 64.36m에 만재 배수량이 4만2,500톤으로 크기는 미국 항모의 절반 수준이다. 최대 속도는 50㎞/h, 탑승 인원은 1,900명 정도. 라팔 전폭기·조기경보기 등 28~40기의 함재기를 탑재하고 호위함 2척, 핵 공격 잠수함 1개 등의 전단도 이끈다. 핵연료는 9~10년 주기로 교체된다. 항모 이름은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샤를 드골에서 따왔다. 특히 이 항모는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해 여러 차례 투입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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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드골 항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작전을 중단하고 모항으로 복귀했다. 호위함을 포함한 승조원 2,300명 중 17일(현지시간) 현재 절반에 가까운 1,08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얼마 전 미국 항모 시어도어루스벨트호에서는 16일까지 승조원 5,000여명 중 665명이 확진됐다. 미국 항모에 비해 확진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자 프랑스 해군이 즉각 진상조사에 나섰다. 프랑스 언론들은 연일 항모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가공할 위력을 가진 항모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현환 논설위원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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