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신규 자금 지원이 중단된 쌍용자동차 노사가 ‘2020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조기에 마무리 지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쌍용차(003620)는 지난 17이 평택공장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조인식에는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사는 올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고 추진 중인 경영쇄신 방안에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로써 쌍용차 노사는 2010년 이후 11년 연속 무분규 교섭 타결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쌍용차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이달 3일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2,300억원의 신규 자금 투입 계획을 백지화하자 생존 절벽에 내몰렸다. 쌍용차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2,540억원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마힌드라는 쌍용차 운영을 위한 임시 자금 4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만 내놓고 있다. 쌍용차 내부에서는 자칫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마저 감돌고 있다.
이번 임단협 조기 타결은 이 같은 위기 인식을 노사가 공감하며 이뤄졌다. 쌍용차 노사는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는데 합의했다”며 “자구노력의 추진과 판매 물량 증대에서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쌍용차 노사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강조했다. 노사는 “상생과 협력이라는 선진 노사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가고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며 책임을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해나가도록 정부와 사회의 절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지 중단과 축소 등 경영쇄신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직원 임금 및 상여금 반납, 사무직 순환 안식년제(유급휴직) 시행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쌍용차는 추가 자금 마련을 통한 유동성 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부산물류센터 매각 등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추진 중인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마힌드라의 400억원 신규자금 조달 방안을 최종 확정지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동안 이어온 상생의 노사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체 경영쇄신 노력과 함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제시한 지원방안의 조기 가시화는 물론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지원과 협조를 통해 회사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