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가 “한국의 국민연금이 현행 추세 유지 시 2057년 경 기금 소진이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IMF의 한국에 대한 금융부문 평가프로그램(FSAP) 결과를 소개했다. 우리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29개국과 함께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분류돼 정기적으로 FSAP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평가는 2003년, 2014년에 이은 세 번째로 IMF는 지난해 2차례의 현장평가를 실시했다. 보고서 원문은 21일 새벽 6시 30분에 IMF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당국이 소개한 보고서 내용을 보면 IM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해 평가를 진행한 결과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복원력(overall resilient)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금리·저성장, 인구 고령화, 핀테크 발전 등에 따른 금융시장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일부 분야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가계부채에 대해 IMF는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융위기에 준하는 주택가격 하락 충격 등 발생 시 특히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개별 금융업권 별로는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해도 평균적으로 각 금융업권의 건전성·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은행은 핀테크 발전이 수익성·건전성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생명 보험업권은 영업이익의 중장기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핀테크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보안 및 운영상 리스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책대응체계 관련 “가계 부채 등에 대해 적극적 정책 추진 의지를 갖고 있고 높은 수준의 미·거시 건전성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도 “금융안정성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한 협의체가 부재한 점은 취약요소”라고 꼽았다. 금융업권별 감독에 대해서는 “비(非)지주 금융그룹 감독의 법적 근거 마련 및 감독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은행 시스템 리스크를 분석한 결과 IMF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스트레스 상황 발생 시 자본 수준에 큰 영향을 받는 금융업권은 지방·저축·정부소유은행 중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었다. 은행의 중장기 미래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수익성 저하 및 탈금융중개화 압력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해 은행 통합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