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국제유가 배럴당 11弗선도 붕괴…"美원유, 돈주고 처분할 판"

블룸버그 "감산, 수요상쇄 못해"

WTI 5월인도분 장중 10.88弗

비축량 늘어 저장용량 곧 한계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 결정에도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감소가 감산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저장시설이 곧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오후(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0.8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오전 배럴당 14달러대를 기록하던 WTI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더니 11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앤컴퍼니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2·4분기 WTI 전망치를 배럴당 1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는 원유시장이 연료소비 부진과 저장소 부족 등의 압박을 받으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수요급감 등으로 WTI 현물 인수 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에 보관 중인 원유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CMC마켓의 마이클 매카시 수석시장전략가는 “유가 급락은 미국의 주요 저장시설인 쿠싱에서의 과잉공급과 수요급감을 반영한다”며 “저장용량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곧 도달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쿠싱 저장소는 지난 3주 동안 원유 비축량이 1,600만배럴이나 증가해 현재 5,500만배럴을 기록하고 있다. 쿠싱의 저장용량은 7,600만배럴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매카시 전략가는 “최대 저장용량에 도달한다면 생산자들은 생산량을 줄여야만 할 것”이라며 “하루 1,000만배럴의 감산이 수요감소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오일 업체들이 원유를 처분하기 위해 오히려 구매자에게 돈을 지불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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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선물 계약 기준 시점이 변경되는 것도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WTI 5월물 선물 계약은 20일(현지시간) 거래가 끝나는 시점에 만료될 예정”이라며 “계약 만기일이 가까워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 최대 석유 중개 업체인 힌레옹은 17일 싱가포르 고등법원에 38억5,000만달러 규모인 부채 상환을 6개월 연기해달라는 내용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신청 진술서를 제출했다. 로이터는 힌레옹의 창업자가 몇 년 동안 선물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약 8억달러를 숨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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