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시장이 3년 만에 등장한 대용량 세탁기 신제품을 계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잇따라 출시하는 대용량 세탁기는 국내에 출시된 가정용 세탁기 중 최대 용량인 24㎏을 내세우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양대 가전 회사는 비슷한 시기에 대용량 세탁기인 24㎏ 제품을 선보이며 맞대결에 나선다. 먼저 소비자와 만나는 곳은 21일부터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삼성 그랑데 AI 세탁기 24㎏(삼성 그랑데)’을 사전판매 형식으로 선보이는 삼성전자다. LG전자는 나흘 뒤인 오는 25일 ‘LG트롬 세탁기 씽큐 24㎏(LG 트롬)’을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동일 용량의 세탁기를 내걸고 경쟁을 벌이는 두 회사의 모습은 지난 2012년 법정공방으로 번졌던 ‘대용량 냉장고 맞대결’을 상기시키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양사의 합의로 일단락된 대용량 냉장고 맞대결은 이후 가전 시장의 트렌드가 1~2인 소규모 가구로 옮겨오며 관심에서 다소 밀려났지만 가정용 세탁기에서만큼은 유효한 마케팅 키워드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족 수가 적어도 한 번에 모아 빨거나 부피가 큰 이불 빨래를 집에서 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는 만큼 대용량 세탁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공간 제약만 해결된다면 가전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대대익선’의 조건은 세탁기에서 여전히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이번 신제품을 선보이며 입을 모아 “많은 양의 빨래나 부피가 큰 이불 빨래 등을 한 번에 세탁하기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탁통은 넓혔지만 기기가 실질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은 직전에 나왔던 신제품과 다르지 않다는 점도 양사 모두 강조하고 있다. 또 AI를 통해 소비자가 더욱 편리한 세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장점이다. 인공지능 DD(Direct Drive) 세탁기라고도 불리는 LG 트롬 신제품의 경우 세탁통에 들어온 의류 무게를 감지한 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을 확인한 뒤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모션을 선택해 빨래를 시작한다. 삼성 그랑데 신제품도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세제·유연제의 양과 세탁·헹굼 시간을 스스로 조절해 주는 AI 맞춤 세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세탁기를 건조기와 함께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도 신제품에 적극 반영됐다. LG 트롬은 가전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연동시켜 세탁 이후 건조코스가 자동으로 설정되도록 했다. 삼성 그랑데는 세탁기 컨트롤 패널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세탁코스에 맞춰 최적화된 건조 코스를 추천하는 AI 코스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반영해 통살균(LG 트롬), 세탁조 세척(삼성 그랑데)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