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내연기관의 무한한 변신을 응원하며

문석수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내연기관 기술은 아직도 무한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오랜 시간 산업발전을 이끌어왔고 아직도 자동차 동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내연기관의 이유 있는 변신은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전통적인 가솔린 및 디젤엔진의 연소방식은 점차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 연소기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마쓰다 자동차는 가솔린과 디젤 연소방식의 장점을 융합한 예혼합압축착화(HCCI) 연소기술을 적용해 기존 효율의 한계를 뛰어넘는 엔진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았다.


엔진 작동기구의 제어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엔진 흡·배기 밸브의 개폐 시기 및 열림량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연속 가변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을, 닛산자동차는 엔진의 압축비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가변압축비(VCR)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신차에 적용했다. 엔진 연소 및 작동기구의 혁신기술들은 오랜 동안 개념에만 머물러 있던 신기술들을 실현해내고 있다. 또 엔진효율 40% 시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50% 시대로의 진입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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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입자상물질(PM) 및 질소산화물(NOx)의 정화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디젤차량에 적용되는 디젤미립자필터(DPF) 및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는 이미 일반에게도 익숙한 것이 됐다. 아직은 한정된 조건에서만 높은 정화율을 가진 이들 장치의 성능을 냉간 운전 등 열악한 조건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면 전기차에 버금가는 내연기관의 친환경 성능을 확보하는 것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

내연기관의 도전이 효율 50%에서만 멈추지는 않을 듯하다.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하나 전기차의 웰투휠(well-to-wheel)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엔진효율 60%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효율 60%라는 문턱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심화이론에 바탕을 둔 모델기반 예측기법의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론이다. 그만큼 이뤄내기 어렵다는 것이며 내연기관 기술개발에 있어 공학과 사이언스의 결합이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다.

전기 수소차가 각광받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전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은 세상을 바꿀 내연기관 기술의 개발을 위해 묵묵히 정진하고 있다. 그 기술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긍정적 효과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지켜내는 기술도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내연기관의 끊임없는 변신에 응원을 보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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