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김정은 '위중설' 돈 날, 한미준비태세 더 흔든 美트럼프

데일리NK 이어 CNN까지 '심혈관계 수술' 보도

金 신변 문제시 북한 급변 사태도 대비는 해야

같은날 트럼프는 "방위비 협상 내가 거절" 입장

주한미군 근로자 대량 휴직 등 안보공백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다는 설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우리 정부는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모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데다 김정은이 과거와 달리 북한 매체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춰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김정은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북한 내부의 급변 사태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필 같은 날 한국 측 한미 방위비 협정 제안에 대해 “내가 거절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협상에서 한국이 불리한 입장에 몰린 것은 물론 한미 준비태세까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수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 당국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방송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국무부, 한국 등을 취재하고 있다고 전하며 “북한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도 김정은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 전용병원인 향산 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물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시술은 평양 김만유병원 담당 외과의사가 직접 집도했고 조선적십자종합병원과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속의 1호 담당 의사들도 이번 일로 모두 평양에서 향산진료소로 불려갔다. 다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 CNN 보도와 달리 이 매체는 “시술 이후 김정은의 상태가 호전됐고 의료진 일부만 향산특각에 남아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연합뉴스김정은. /연합뉴스


김정은은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불참하며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건강이상설 제기 때마다 보란 듯이 공개 행보를 보여온 김정은 지난 14일 순항미사일 발사 때부터 현재까지 북한 관영매체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그의 신변에 큰 이상이 생겼을 경우 북한 내부의 급변 사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과 관련해 한국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입장을 이날 공식화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방위비 협상 관련 질문에 “그들(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말한 거으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협상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그들 자신의 나라 방위에 대해 그들이 기여하는 의지에 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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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매우 부자 나라”라며 “그들은 텔레비전을 만들고 배를 만들고 모든 것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80년 넘게 그들을 방어하고 있는데 한국은 1년에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우리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1일 당초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고 봤다. 그러나 결국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는 무관한 한국 정부만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협상 교착 상태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대량 무급휴직을 당한 주한미군 한국 근로자 문제 등과 맞물려 한반도 안보에는 상당 부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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