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정부에 유동성 지원과 세금 납부 기한 연장 등 긴급 대책을 요청했다. 실제 이달 들어 자동차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급박한 상황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예병태 쌍용차 사장 등 5개 완성차 업체 대표를 비롯해 1·2차 부품업체 대표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각 대표들은 임금 등 고정비 부담에 필요한 유동성 지원과 더불어 자동차 개별소비세, 부가세, 관세 등 세급 납부 기한의 최장 9개월 간 연장, 지난해 적용이 유예된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1㎞ 당 110g)을 올해도 유예해줄 것 등을 산업부에 요청했다. 또 자동차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 대책도 요청했다. 지난달부터 6월까지 승용차 구매 시 개소세를 100만원 한도 내에서 70% 인하한 데 이어 취득세 감면 역시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실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19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1∼17일 완성차 수출은 45.8%, 생산은 19.2% 감소했다. 특히 한국 완성차 판매의 63.1%를 차지하는 유럽·북미 지역의 판매딜러가 휴업하면서 이달부터 자동차산업 전반의 생산·판매 감소가 예상된다. 그나마 개별소비세 감면 등의 영향으로 내수만 2.1% 소폭 늘며 완성차업체의 판매에 숨통을 트여줬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는 수출 비중이 높은 차종의 일부 생산라인을 휴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울러 현대·기아차 해외 9개국 18개 공장 중 4개국 6개 공장이 휴업 중이며 미국, 인도 등 동반 진출한 170여개 협력업체 사업장도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는 앞서 발표한 금융지원과 중소·중견기업 특별한도 대출 등을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