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불참하자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심혈관 시술·수술설을 제기했다. 미국 CNN 방송은 “수술 후 심각한 상태(grave danger)에 빠졌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를 부인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두 급성 심근경색증에 따른 심장마비로 각각 1994년(82세), 2011년(69세) 사망한 가족력이 있다. 또 고도비만, 운동 부족, 줄담배, 독재자로서의 정신적 스트레스 등 심장 건강에 안 좋은 5대 위험인자를 모두 갖고 있어 언제라도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36세로 젊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수술을 받거나 수술 후 심각한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은 낮게 보는 분위기다.
심장근육에 산소·영양을 머금은 혈액을 공급하는 3개의 관상동맥에 기름때가 끼고 지방 혹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면 가슴 통증(협심증)을 느꼈을 수 있다. 관상동맥이 내부 혈관벽의 파열에 따른 혈전으로 갑자기 막히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수분~수십분 안에 괴사하는 급성 심근경색증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홍그루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협심증은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대개 육체적·정신적 과부하 상태에서 갑자기 발생해 1~15분 정도 짧게 지속된 뒤 쉬거나 안정을 취하면 사라진다”며 “심근경색증의 경우 쥐어짜는 듯한 격렬한 가슴 통증이 15~20분 이상 지속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돌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시술을 받았다면 관상동맥에 스텐트(금속망)를 넣어 혈관을 넓혀줬을 가능성이 있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시술이나 수술을 받았다면)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거나 혈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가 길거나 여러 군데인 경우 속가슴동맥 등으로 혈관을 대체하는 수술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 환자의 20~30%는 이미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