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ECB '정크본드'도 은행 대출담보로 인정

내년 9월까지 한시 적용…伊 신용강등 우려한 듯

내주 통화회의서 연준 '정크본드 매입' 뒤따를 수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앞에 걸린 유럽연합(EU) 깃발. /블룸버그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앞에 걸린 유럽연합(EU) 깃발. /블룸버그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추락천사(fallen angel)’ 지원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은행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받는 담보 기준을 투자적격등급 채권에서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으로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ECB는 지난 7일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신용등급을 만족시키는 채권은 이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더라도 담보로 인정해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내년 9월까지 한시 적용되며 ECB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그동안 은행의 대출 담보로 투자적격등급 채권만 인정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기업 등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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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24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한 이탈리아는 부채 비율이 높아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큰 상황이다. S&P 기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기등급에서 불과 두 단계 위에 있다.

이와 함께 ECB가 오는 30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처럼 회사채 시장 지원을 위해 ‘추락천사’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FT는 “ECB의 투기등급 회사채 담보 인정 결정은 다음주 통화정책회의에서 투기등급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 연준의 뒤를 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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