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주주가 최근 3개월 사이 100만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자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이들이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펼친 결과 삼성전자 개인주주도 136만명을 넘어섰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2020년 1·4분기 배당) 기준 삼성전자 주주 수는 162만8,59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1일 결산배당 기준 당시 주주 수인 64만879명보다 154.1%(98만7,710명) 폭증한 것이다.
이를 다시 종목별로 보면 보통주 주주는 올해 136만5,221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배당 주주 56만8,551명 대비 140.1%(79만6,670명) 늘었다. 특히 보통주를 가진 개인 주주는 135만7,033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결산배당 시기의 56만1,459명보다 141.7%나 급증한 것이다. 우선주 주주도 지난해 말 7만2,328명에서 최근 26만3,368명으로 늘어 최근 3개월 새 264.1%(19만1,040명) 불어났다.
삼성전자의 주주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개인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밑바탕이 됐다. 실제 이날 예탁원이 발표한 1·4분기 증권결제대금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장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1% 늘었다.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는 점점 쉽지 않아지고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의 우량주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그간 주식에 관심을 두지 않던 이들도 대거 주식시장으로 달려들었다. 이른바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의 탄생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것도 증시 활성화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달 1~17일 코스피 거래를 수단별로 나누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비중이 47.60%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우량주 중에서도 삼성전자를 대거 쓸어담았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들이 사들인 규모는 7조8,362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6,269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코로나19의 공포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휘청이는 과정에서도 ‘개미’들은 삼성전자에 ‘무한신뢰’를 보낸 셈이다.
이는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본질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온라인교육을 비롯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4차 산업혁명은 더 촉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자 삼성전자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개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3월19일 4만2,950원까지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5만1,40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삼성전자는 4만9,850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삼성전자를 장기 투자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완성품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통한 단기 실적에 있어서도 극복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