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빅토리아 시크릿, 코로나19 여파에 매각 무산 위기

"매장 폐쇄·무급 휴가 등 계약 위반"

빅토리아 시크릿 "계약 파기 효력 없어"

미국 뉴욕의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에 걸린 기업 로고 /블룸버그미국 뉴욕의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에 걸린 기업 로고 /블룸버그



미국의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각 무산 위기에 놓였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분 인수를 추진하던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가 이날 법원에 지분 인수 계약을 철회하겠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이 지난 3월 미국에서 점포 문을 닫고 직원 대다수에게는 무급 휴가를 적용한 점 등이 계약 위반 사항이라는 게 시커모어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 L브랜즈는 계약 파기는 효력이 없다면서 거래를 끝내기 위해 모든 법적인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앞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월 L브랜즈는 지분의 55%를 5억2,500만달러(약 6,300억원)에 시커모어에 매각하고, 57년간 회사를 이끈 레슬리 웩스너 최고경영자(CEO)는 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시커모어는 매매가 인하를 타진하다가 이번에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빅토리아 시크릿 이외에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투자 철회 등 이미 여러 건의 기업 지분 매매 계약이 흔들리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미국 사무기기 회사 제록스의 PC업체 휴렛팩커드(HP) 인수 계획 포기가 대표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주 전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인수합병(M&A) 발표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경영난으로 파산하는 기업들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시도가 코로나19 이후 폭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