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르헨티나 '디폴트 먹구름'…해외 채권이자 지급 중단

5억달러 규모…유예기간 한달 남아

합의 무산되면 아홉번째 '국가부도'

아르헨티나 정부가 만기 도래한 해외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풀이되지만 유예기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이날 성명에서 5억달러(약 6,149억원) 규모의 해외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중단하고 30일간의 유예기간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주요 채권단이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왔다.


블랙록·아문디·피델리티 등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로 이뤄진 채권자그룹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 재조정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채권단과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최근 발표된 (정부) 제안은 채권단이 지지할 수도 없고 지지하지도 않을 제안”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동참한 자산운용사들은 2016년 이후 발행된 아르헨티나 채권의 2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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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억달러(약 80조8,000억원) 상당의 외채 재조정을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 정부는 16일 3년 상환유예와 이자 62%, 원금 5.4% 삭감 내용이 담긴 채무 재조정안을 내놓았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총 415억달러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안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채권 이자 지급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협상 무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한 분명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 보유자들에만 부담을 주는 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만일 유예기간 내 채권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아르헨티나는 아홉번째 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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