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전대미문의 코로나발(發) 소비 위축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7.4% 끌어올리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과 페이, 웹툰과 같은 코로나 환경 속의 소비가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네이버는 향후 ‘언택트(비대면)’ 환경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네이버는 23일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코로나로 포털사 실적 위축이 전망됐던 가운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6%, 7.4% 증가한 호실적이다.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3.1%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쇼핑·페이를 비롯한 커머스와 함께 웹툰 등 콘텐츠서비스 부문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27.7% 대폭 개선됐다. 이에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349억원을 기록했다.
1·4분기 네이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서 쇼핑과 웹툰이 매출을 견인하는 양대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코로나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니즈가 증가하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56%,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들이 주로 입점했던 스마트스토어를 브랜드로 확장한 ‘브랜드스토어’를 30개 오픈했고, 이를 연내 2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와 합작설립한 금융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에서 연내 통장, 보험 등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광고-구매-결제(금융)’으로 이어지는 ‘네이버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는 포석이다. 웹툰 매출은 2배 이상 성장세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특히 북미·일본 등 해외 발생 수익 비중이 20%선으로 확대됐다.
네이버는 언택트 환경에 발맞춰 B2B 솔루션 부문에 집중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한성숙 대표는 “코로나가 2월말에 심각 단계로 격상된 점을 감안하면 사업영향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클 수 있다”며 “네이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을 통해 업무·교육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클라우드형 콜센터를 구축해 금융·공공부문을 타깃팅 한다.
네이버는 또 주요 매출 창구인 상품 광고 체계도 대대적으로 손본다. 모바일 메인화면 뉴스, 스포츠 등 각 주제판 최상단 섹션에 배치되는 ‘스마트채널’을 다음달 베타 런칭하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광고주 예산에 따라 광고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기존에 선호됐던 ‘보장형(노출 기준)’뿐 아니라 ‘성과형(클릭 기준)’ 광고로 매출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1·4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다음달초 실적발표를 앞둔 카카오 역시 양호한 성적표를 낼지 주목된다. 앞서 증권업계는 전반적으로 네이버에 대해서는 실적 부진을, 반면 카카오는 광고부문 ‘톡비즈’ 도입을 통한 매출 방어로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카카오톡 내부 채널·알림·톡보드를 활용하는 톡비즈 광고는 출시 후 일 매출 5억원을 넘어서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성공 등 콘텐츠 부문 역시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