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하나銀 '손실 예상' 伊펀드 미리 보상

작년 판매 9개 펀드 1,100억 규모

수익증권 인수해 손해배상금 지급

원금 50% 가지급 후 정산 '투트랙'

하나은행이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에서 발생한 손실 보상 방안을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금 회수가 만기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선제대응에 나선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의 수익증권을 인수하거나 투자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지급하는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 피해고객은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우선 보상 대상은 지난해 판매된 9개 펀드로 모두 1,100억원 규모다. 지난 22일에도 이사회를 열어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실무적인 보완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으로 안건이 한 차례 미뤄진 지 하루 만에 보상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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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투트랙 방식으로 첫 번째 보상 방식은 펀드 수익증권의 현재 기준가격 상당액과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수익증권을 은행이 인수하는 방안이다. 수익증권의 현재 공정가액 상당액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수익증권을 하나은행이 가져온다. 손해배상금은 고객별 가입조건에 따른 손해배상비율 산출한다. 다른 하나는 투자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지급하고 추후 정산하는 방안이다. 은행이 가지급금을 지급한 뒤 향후 해당 수익증권의 투자자금이 회수되면 미리 지급한 가지급금을 차감한 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익증권의 소유권은 해당 펀드의 청산 시점까지 고객이 보유한다.

해당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정부 산하 지역보건관리기구(ASL)에 청구하는 진료비를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서는 병원에서 환자의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진료비를 정부기관에 청구한다. 한국의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급여 의료비를 받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기대수익률이 5~6%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이 악화하면서 2년 만기가 돌아온 3개 펀드의 배당과 상환이 지연됐다. 또 만기가 남은 나머지 펀드 상환도 불투명해지면서 하나은행이 전격적으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보상안은 지난달 신영증권이 라임자산운용 상품 가입자들에게 적용했던 사례와 신한금융투자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보상(50%)한 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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