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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콜센터' 11층 직원 코로나19 감염률 무려 43.5%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 논문 발표

밀집·밀폐 환경서 비말전파 반복 추정

확진전 무증상 직원 가족은 감염 안돼

서울 구로구 콜센터 11층 직원의 코로나19 감염률이 43.5%(216명 중 94명)나 되고 환자가 특정 구역에 몰려 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가 여러 층에 있고 엘리베이터와 로비에서 다른 층 직원들과의 접촉이 상당히 많았지만 이 건물에서 발생한 확진자 97명 중 94명(97%)이 11층 직원이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인천·경기도 방역담당자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제1저자 박신영·질병관리본부 결핵조사과)은 정은경 본부장이 책임저자(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대부분의 확진자는 11층의 특정 구역에서 다른 감염자와 마주 또는 나란히 앉아 일하다가 감염됐다. 연구팀은 콜센터 업무 특성과 밀집·밀폐된 환경의 영향으로 비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가 상당기간 반복된 것으로 추정했다.


정 본부장은 이와 관련, “43.5%는 매우 높은 감염률”이라며 “밀집·밀폐된 실내는 (사무실이든 유흥업소든)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매우 높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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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서울·인천·경기도, 시군구 보건소와 공동대응팀을 구성해 3월 9일 건물(1~11층 사무실, 13~19층 아파트)을 폐쇄하고 직원 922명(콜센터 811명), 아파트 거주자와 방문자 223명에 대한 역학조사 및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1,145명 중 1,143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8.5%인 97명이 환자로 확진됐다. 확진자의 97%는 11층 콜센터 직원이었고 11층 직원 216명 중 감염자는 43.5%였다.

확진자 97명 중 89명(92%)은 역학조사 당시 발열·기침·목 아픔(인후통) 같은 코로나19 증상이 있었다. 무증상자 8명(8%) 가운데 4명은 이후 14일 기간에 증상이 나타났지만 4명은 계속 증상이 없었다.

콜센터 직원의 가족 225명 중 2차 감염자는 34명(15.1%)이었다. 2차 감염자는 모두 확진 전 코로나19 증상이 있던 직원의 가족(210명, 감염률 16.2%)에서만 나왔다. 확진 당시 증상이 없던 직원의 가족 중에선 2차 감염자가 없었다.

연구팀은 “확진자 가족을 포함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검사와 격리조치(병상·자택) 등이 무증상 확진 직원의 가족 감염 예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정 본부장은 “다른 연구에선 코로나19 환자가 증상 발생 하루이틀 전에 감염시킨 사례도 보고됐다”며 “다양한 코로나19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무증상 환자의 전염률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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