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7일 통일부가 마련한 동해북부선 재추진 기념식에 참석하는 대신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남북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메시지는 4·27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되짚고 발전적인 남북관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골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보건·방역협력은 물론 대북 개별관광과 같은 협력사업을 구체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뚜렷한 진척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호 불가침 합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협의하고 판문점선언에 합의한 바 있다. 남북이 성공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한반도 평화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던 문 대통령의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4·27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계기로 대북정책이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북미대화 촉진에 전력을 다했지만 북미의 대화 중단으로 남북협력도 진척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2주년 메시지에는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는 대북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대북정책 추진 환경이 한층 개선됐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정부는 2018년 9월 4·27남북정상회담의 후속 조처를 가능하게 하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무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확보한 180석을 기반으로 4·27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