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서울역 구간 친환경 보행공간으로 변신한다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울역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차로가 줄어드는 대신 보행로가 대폭 확장된다. 또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 역사문화광장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울역 교차로로 이어지는 광화문 중심의 보행로 1.5㎞ 구간의 보행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다음달부터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차로 규모와 넓이를 줄여 보행안전 및 편의시설과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번 공사가 자동차 중심인 기존 교통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혁신하는 ‘도로공간재편사업’의 일부로 추진된다.

공사가 완료되면 현재 9∼12개인 차로는 7∼9개로 줄어든다. 넓이 기준으로 서울광장(6,449㎡) 2배에 해당하는 1만3,950㎡의 보행자 공간이 새로 생긴다. 구간 전체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리고 여러 겹의 나무를 심는 ‘세종대로 가로숲’이 조성된다.



구간별로는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이 현재의 2배로 확장된다. 숭례문을 둥그렇게 둘러싸는 보도가 만들어지고 단절돼 있던 숭례문과 남대문시장이 걷는 길로 연결된다. 보행공간을 서로 연결하는 횡단보도는 차도보다 살짝 높고 보도와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로 바뀐다.

보행공간에는 이팝·느티나무와 청단풍 등 19종의 나무를 식재해 도심에 푸르름을 더한다. 다양한 높이의 관목과 초화류 등이 함께하는 ‘다층식재 녹지대’도 3,328㎡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시청 건너편 시의회청사 근처의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는 단풍나무숲이 조성되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숲이 들어선다.



북창동 앞 보도 등에는 기존 은행나무 가로수 옆으로 이팝나무가 새롭게 식재돼 가로수 터널이 탄생한다. 남대문 앞 광장에는 느티나무숲이 생겨 여름에 관광객들이 쉬어 가는 그늘을 제공한다. 시는 보행길 지점별로 특색있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반영해 가로수 보호판, 방호 울타리, 디자인 벤치 등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대한문 앞 보도는 폭을 6m 이상 늘려 현재 580㎡인 광장을 2배 이상으로 넓히고 역사문화광장으로 조성한다. 광장과 인근의 정동길을 연계해 다양한 역사문화 이벤트를 마련한다. 대한제국의 역사와 서울의 근현대 역사 등을 재조명하는 보행 코스도 개발한다. 인근의 덕수궁길은 하반기부터 연중 내내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된다.

차도로 둘러싼 숭례문에는 500㎡ 규모의 보행공간을 신설한다. 남대문시장을 오갈 수 있는 횡단보도도 추가해 시민들의 보행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남대문시장 앞 광장에는 느티나무가 있는 푸른 공원으로 조성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광화문에서 숭례문을 거쳐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걸어서 갈 수 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상징하는 서울 대표 보행길을 새롭게 단장해 확고한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자동차 중심이었던 서울의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혁신해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