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EU 1분기 성장률 주목해야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UPI연합뉴스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UPI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한때 마이너스유가를 경험하는 등 국제유가의 기록적인 폭락 여파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93% 내렸다. S&P 500지수는 1.32%, 나스닥은 0.18% 각각 하락했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 지표에도 주목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 시험에서만 쓰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약품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중국에서 실시된 임상에서 실패했다는 소식도 알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증시에 도움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약 5,000억달러(약 617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에 서명했다. 이후 지방정부 지원 등 추가 부양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지난주 미 국채 가격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지표 악화로 인해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6.1bp 내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1bp 올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10.1bp 내렸다.

3월 내구재 수주는 예상보다 더 줄어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신호로 분석됐다. 미국의 3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14.4% 급감했다. 이는 2014년 8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12% 감소)보다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국채 매입 속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다음 주 하루 평균 100억 달러의 국채를 사들일 예정이다. 이번 주 150억달러, 지난주 300억달러, 이달 초 750억달러에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중장기 국채 매각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재정적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외환시장

달러 가치는 국제 유가의 반등으로 안전 수요가 다소 감소함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6% 내렸다. 최근 하락세가 강했던 유로화는 반등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한 경제회생기금 필요성에 공감하고 설치하는 데 합의했지만 세부사항에서는 이견을 나타냈다. 보조금을 지급할지 아니면 대출을 할지에 대한 논쟁은 이번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EU 정상회의 결과가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정 부분 환율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율리치 루크만 외환 전략 대표는 “EU 재건기금 없이도 시장 심리가 개선된 데다, 유로-달러가 극단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을 나타내 추가로 하락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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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시장

국제유가가 사흘째 반등 흐름을 이어갔지만 기록적인 대폭락을 만회하진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32% 폭락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낙폭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 국제유가는 기록적인 폭락에 이어 급반등하는 ‘V자형 곡선’을 그렸다. 24일 6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2.7% 상승한 1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지난주 초반의 유례없는 폭락세에서는 벗어나 3거래일 연속으로 강세를 유지했다. 사흘간 상승률은 46%에 달한다. 앞서 6월물 WTI는 지난 20~21일 연이틀 무너지면서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22~23일에는 각각 19%씩 급반등했다.

로이터통신은 산유국들의 감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가 반등 흐름을 탔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의 유정들이 잇따라 폐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정보기업 ‘베이커휴’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채굴장비는 지난 주 378개로 전주 대비 60개 급감했다. 이는 최근 4년 만의 최저치다. 이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쿠웨이트는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고 국영 쿠나통신이 보도했다.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2월 기준 하루 평균 약 270만배럴로 OPEC 13개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많다.

25일(현지시간) 영업을 재개한 미국 조지아주의 한 미용실에서 마스크를 쓴 이발사가 손님의 머리를 깎고 있다./조지아=로이터연합뉴스25일(현지시간) 영업을 재개한 미국 조지아주의 한 미용실에서 마스크를 쓴 이발사가 손님의 머리를 깎고 있다./조지아=로이터연합뉴스


◇주간전망(4월 27일~5월 1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1·4분기 성장률 등 핵심 지표를 주시하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애플과 엑손모빌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쏟아지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내놓을 경기 진단이나 추가적인 부양책 여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에는 미국과 EU의 1·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수 국가에서 3월부터 코로나19로 봉쇄조치가 본격화한 만큼 성장률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WSJ 집계에 따르면 미국 1·4분기 GDP는 3.5%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2·4분기 성장률의 경우 30% 이상 역성장을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상당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밖에 제조업 위축 정도를 보여줄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월 개인소비지출 등도 줄줄이 발표된다.

아울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포함 기업 중 약 140개가 실적을 내놓아 관심이 쏠린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보잉·화이자·페이스북·구글(알파벳)·테슬라 등이 대표적이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앞서 발표된 프로그램에 대한 보완조치 정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향후 경제 회복에 대해 신중한 평가를 내놓을 경우 시장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열 예정인데 일본은행은 무제한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조지아와 텍사스 등 미국의 일부 주에서 경제 부분 재개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산유국들의 본격적인 감산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안정될 수 있을지도 주요 변수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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