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옵틱스(225190)를 인수해 주목받았던 LK투자파트너스의 인수 자금 대부분이 대표이사 개인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사된 몇 안 되는 국내 사모펀드(PEF) 간 세컨더리(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지분을 다른 사모펀드가 인수) 거래였는데 기존 투자패턴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故) 구자성 LG건설 사장의 장남인 구본욱 대표가 개인 회사 LK앤컴퍼니를 통해 삼양옵틱스 인수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LK앤컴퍼니의 투자금액은 총 390억원으로 사실상 프로젝트펀드 결성액의 3분의2를 채웠다. 구 대표가 이끄는 LK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삼양옵틱스를 인수하기 위해 신생운용사 A2파트너스와 ‘엘케이에이투제1호사모투자’를 공동으로 설립한 운용사(GP)다.
LK투자파트너스는 LIG그룹 계열 사모투자회사로 구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다. 관계사인 LK앤컴퍼니 역시 구 대표와 아들 구준모씨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옵틱스 출자를 위해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LK앤컴퍼니에 2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과거에도 이 회사는 LK파트너스가 설립한 펀드에 투자자(LP)로 참여한 이력이 있지만 투자규모는 8억~10억원 정도에 그친다.
삼양옵틱스 인수 금액은 1,200억원이다. LK투자·A2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 가운데 600억원을 프로젝트펀드인 ‘엘케이에이투제1호’를 결성해 조달했다. 나머지 600억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을 받았다. 인수 이후 삼양옵틱스의 지배구조는 ‘엘케이에이투제1호사모투자→엘케이에이투홀딩스→삼양옵틱스’의 형태로 바뀌었다. 삼양옵틱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엘케이에이투제1호’의 최대 출자자는 LK앤컴퍼니로 현재 66%의 지배력을 갖고 있다. 구 대표는 GP이자 메인 LP로 참여해 이번 세컨더리 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이번 투자 과정에서 구 대표의 LK앤컴퍼니는 추후 삼양옵틱스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의 회수 방안 중 하나로 꼽히는 세컨더리 거래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 그래서 삼양옵틱스 거래는 지난해 성사된 몇 안 되는 국내 PEF 간 세컨더리 거래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PEF 간 손바뀜은 아닌 셈이다. 과거에도 전진중공업과 한국자산평가 등 세컨더리 거래가 있었지만 모두 전략적투자자(S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세컨더리 거래는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높지 않고 LP가 중복돼 다수의 거래가 SI의 참여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