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기념으로 대북 메시지를 내놓으며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신뢰관계를 강조한 대목을 통해 항간에 떠도는 김 위원장의 중태설을 일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았다”는 지난 21일 공식입장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 후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과 올 3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달, 김 위원장과의 신뢰관계 등 총 세 차례에 걸쳐서다. 다만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그때의 감동과 기억이 생생하다”고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를 회고하면서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장면은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벅찬 감동을 주었고,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현재 시점’에서의 김 위원장을 소환해냈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면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뇌사설, 사망설 등이 나도는 가운데서도 김 위원장과의 신뢰관계를 직접 꺼내 들며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것을 간접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동대응 의지를 밝히며 김 위원장에 대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며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우리 국민을 위로하며 응원하였고, 나도 이에 화답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협력의 ‘첫 단추’로 보건 협력을 제시했다. 지난 3·1절 메시지에서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밝힌 데 이어 협력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하나의 생명 공동체”라면서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하여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또 그리고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면서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정부는 동해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이었던 남강릉역과 제진역 사이(110.9㎞)를 복원한다는 내용의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