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후 첫 장관급 인사로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교체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군 중 한명인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국무총리실로 자리를 옮기면 예산실 고위직 인사적체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후임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하기 위한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는 29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처리가 이뤄진 뒤 이르면 다음주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100일이 지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에 집중했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부쩍 경제 분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새롭게 손발을 맞출 인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노 실장은 지난 2018년 11월 취임한 뒤 안정적으로 부처 간 조율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이낙연 전 총리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새 인물을 수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후임 국무조정실장으로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인 구 차관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32회인 그는 아이디어가 많고 실행력을 갖춘 관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 재정, 공공 분야를 다루는 2차관이면서도 가상현실(VR)과 정보통신(IT), 의료 등 다방면으로 전문성이 높아 포스트 코로나19 성장동력을 찾을 적임자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작부터 끝까지 청와대를 지킨 이력을 갖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2011년 당시 임종룡 1차관이 임명된 이후 기재부 출신들이 자리를 지키며 정책 조정을 책임져왔다는 관례도 이 같은 하마평을 뒷받침한다.
이 경우 안일환(행시 32회) 기재부 예산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하고, 안도걸(행시 33회)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상대(행시 34회) 사회예산심의관은 예산총괄심의관으로, 김완섭(행시 36회) 부총리 비서실장이 사회예산심의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하나 변수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정 총리가 당시 비서관이었던 박원주(행시 31회) 특허청장을 선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교체는 ‘원포인트’ 성격의 인사일 뿐 본격적인 부처 개각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21대 국회가 출범한 6월이 되어야 인사청문회 부담을 덜어내고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