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회사채시장에 복귀한 현대자동차가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전례 없는 저유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우수한 재무구조와 신용도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이날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4,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구조별로 살펴보면 단기물인 3년물(2,000억원)에 9,100억원의 자금이 쏟아졌다. 4배수가 넘는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금리는 민평 대비 2bp(1bp=0.01%포인트)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각각 500억원씩 모집한 5년물과 7년물에도 2,800억원과 2,2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코로나19 사태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는 등 여파가 있었지만 내수시장의 경쟁력과 우수한 재무구조가 투심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000270)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70.6%에 이른다. 회사의 현금성자산도 20조3,000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모집되면서 현대차는 6,000억원 규모로 증액해 발행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4일 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도 모집액(3,300억원)보다 많은 7,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당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에서도 상당 물량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