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이 ‘탈코(脫코로나) 러시’에 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맞아 너도나도 국내여행에 나선 것이다. 특히 국내이면서도 해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주도 등이 각광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여행지로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해외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기준 세계 코로나19 공식 확진자는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은 이미 누적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공식 확진자가 8만명대 밖에 되지 않지만 ‘조작설’에 휩싸여 있다. 동남아의 경우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서 공식 확진자수가 연일 ‘0명’을 기록하고 있지만 ‘검사 역량이 없어서’ 확진자가 없다는 의혹도 나온다. 일본은 확진자 증카폭이 29일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여행 노선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10명 안팎의 추가 확진자를 유지하며 ‘안정기’에 들어서 있다. 이에 4개월가량의 코로나19 방역 태세에 지친 시민들 사이에서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 분위기를 내면서도 국내인 제주도가 각광받고 있다. 제주도관광공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황금연휴기간 동안 여행객들이 꼽은 제주방문 이유 1위는 ‘해외여행 대체지(56.1%)’였다. 실제로 28일 기준 황금연휴 기간 전체 제주행 비행기 예약률(제주항공 기준)은 김포·부산·광주공항 등 공항별로 60%중반에서 80% 초반에 이른다. 특히 황금연휴 시작지점에 예약이 몰렸고, 30일 비행기 예약률은 90%를 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9일·30일에 예약이 몰렸다”며 “황금연휴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도 “제주도 쪽 항공사 국내 노선 및 국내 리조트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최근까지 코로나 병동 간호사로 활약한 이모(26)씨 역시 ‘국내 여행은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고 강원도 속초 여행에 나섰다. 이씨가 탑승한 속초행 고속버스는 만석이었다. 이씨는 “수개월간 병원에 갇히다시피 일해왔다”며 “코로나 검사에서 음정판정까지 받았다. 이제 속초에서 친구와 스트레스를 풀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확산은 멈춘 듯 하지만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여행을 안 가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마스크 착용과 손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