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은 29일 UAE 사막 지대인 샤르자(Sharjah) 지역에서 자체 개발한 건조지역용 ‘아세미’ 품종으로 벼를 시험 재배해 내달 5일 첫 수확을 앞뒀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 2018년 한·UAE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농업기술협력 사업 일환으로 사막에서의 벼 재배 가능성을 연구해왔다. 농구장 4개를 이어붙인 1,890㎡ 규모 땅에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는 불투수층을 조성해 지난해 11월 ‘아세미’ 품종을 파종했고, 내달 초 수확을 앞뒀다. 농진청은 10a 당 763㎏ 규모의 쌀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같은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했을 때보다 약 40% 많은 수확량이다. 농진청은 벼 재배에 적합한 풍부한 일사량, 생육 단계에 적합한 양분 투입과 물 관리 등을 성공적인 수확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5월 벼를 최종 수확하면 쌀 단백질 함량과 완전미 비율 등 품질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농진청이 UAE 사막에서 벼를 수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제성은 다소 떨어진다. 쌀 생산액이 1㏊ 당 565만원인데 여기에 드는 담수 비용은 약 2,000만원에 이른다. 농진청은 경제성 문제를 풀기 위해 지하수와 담수를 혼합하는 방안과 담수 재배에 비해 물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는 고랑 재배, 포기별 점적관수(호스에 구멍을 뚫어 용수가 한 방울씩 제한적으로 유출되게 하는 방식) 재배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규(사진) 농진청장은 “사막에서 벼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2차 후속 사업이 성공할 경우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와 함께 농업기술 혁신 5대 중점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대 과제는 스마트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을 극대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농업의 디지털화를 비롯해 △시설 재배 고도화 △미생물 활용기반 마련 △현장밀착형 지역연구 강화 △농업기술 글로벌 협력 확대 등이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