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인터뷰]'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아름다운 동화같은 꿈을 꾼 것 같아요"




출산 후 5년, 아주 길었던 공백기였다. 세련미 넘치는 여주인공을 뒤로하고 브라운관에서도 ‘엄마’가 된 김태희는 “즐겁고 행복했다”고 했다.

드라마를 관통한 메시지를 온 몸으로 느끼며 “마치 입관체험을 한 것 같았다”는 그는 삶의 소중한 가치,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깊이 성찰하고 깨닫는 시간이 됐다고. 개인으로서도, 엄마로서도 한층 성장한 그의 종영 소감은 작품의 기획의도 그 자체였다.


김태희는 최근 서울경제스타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며 “차유리로 지내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좋은 드라마로 따뜻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며 “연기가 그리울 때 만난 좋은 작품이라 신나게 연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고 유독 ‘행복’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작품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희는 아이를 한 번 안아보지 못한 아픔에 이승을 맴도는 유령 엄마 역할로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을 싹 지웠다.

차유리를 연기하며 그는 ‘모성애, 가족, 사랑’에 중점을 뒀다. 캐릭터가 가진 밝고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부분을 가장 큰 숙제로 두고 노력했다.

“사전에 감독, 작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유리의 톤을 잡았어요. 그래서 차유리의 감정선만 따라가며 연기했고, 그 흐름이 내가 진짜 그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죠. 대본을 진심으로 느끼며 연기했어요.”


사실 김태희의 외모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은 감히(?) 없었으나 연기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많았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한몫했다. 논란과 꼬리표는 10여년 그녀의 뒤를 따라다녔으나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서러웠던 심정을 훌훌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결혼과 두 아이의 출산을 경험한 그는 드디어 ‘엄마’라는 맞춤옷을 입었다.

관련기사



“우리 드라마는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어 산 사람들 곁을 떠나지 못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다시 사람이 되어 벌어지는 판타지인데, 차유리의 입장에 감정이입 해주고 응원해준 많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진심을 다해 연기한 게 전해진 것 같아서 정말 기뻤고 감사했어요.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부터는 최선을 다했고, 진심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초심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 했거든요.”



다만 결말에 대해서는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삶과 죽음을 두고 고민하던 차유리가 자신이 환생하게 되면 딸이 평생 귀신을 보는 불행한 삶을 살 것이라는 사실에 끝내 죽음을 택하고 말았다. 이런 마지막 선택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태희는 이 결말을 통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 메시지를 ‘떠난 사람을 잘 보내주는 법은 남은 이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유리가 모든 떠난 이들을 대변해준 것”이라는 생각이다.

“마지막회를 보고 나서 며칠 후 다시 한 번 더 봤어요. 귀신일 때부터 사람이 되는 순간을 겪고, 그 후 49일 동안을 사람으로 살며 모든 감정을 다 겪은 후에 유리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죽음을 맞았고, 귀신으로서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5년간 맴돌며 유리가 깨달은 것들은 정말 많았을 거예요. 무엇보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딸 서우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미 죽었던 내가 다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순간순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도 결국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게 모성애의 위대함 아닐까요.”

어느덧 데뷔 20년차, ‘하이바이, 마마!’를 통해 배우로서도 엄마로서도 인생2막을 맞게 된 그는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롭다. 연기가 그립고, 사랑하며, 더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는 욕심이 확고해졌다.

“2000년 우연한 기회에 광고로 데뷔해 진로에 대한 오랜 고민과 방황 속에서 연기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벌써 데뷔 20년차가 됐네요, 부족한 저를 많이 사랑해주고 제 작품을 사랑해준 많은 분들 덕분에 이렇게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개인적인 일들로 잠시 쉬었던 지난 5년 동안 어느 순간 연기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는 제 자신을 깨달았기에 지금부터라도 마음껏 연기를 사랑하고 즐기며 좋은 작품도 많이 하고 싶어요.”



이혜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