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맞아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이 몰리는 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지만, 긴 연휴 기간에도 전국 호텔 객실의 절반 이상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의존도가 높았던 서울 도심의 호텔들은 객실 예약률이 지난 3월보다도 낮은 10%대에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29일 한국호텔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황금연휴(4월30일~5월5일) 기간 중 전국 5대 권역 200개 호텔(1~5성급)의 객실예약률은 48.2%를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본격화한 2월 이후 꾸준히 하락했던 객실 예약률이 처음으로 반등했다. 절반도 차지 않은 수준이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오랜 ‘집콕’ 생활 끝에 연휴를 맞아 모처럼 국내 여행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제주, 강원지역 쏠림이 심하다. 황금연휴 기간 중 두 지역의 객실예약률은 각각 57%와 58%다. 평균 90%에 육박하는 예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그동안 20%에 머물러 있던 데 비하면 4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반면 서울지역 객실예약률은 18.0%로 전국 평균은 물론 코로나19가 정점이던 3월(21.3%)보다 더 떨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억제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관광지를 중심으로 예약률이 일시 회복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서울 등 도심의 4~5성급 호텔들은 해외여행 제재가 풀리지 전까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일부 지역으로 중심으로 한 내수 여행객 증가도 황금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협회가 집계한 5월 전체 객실판매율(추정치)은 21.3%로 지난 3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7~8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도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해외의 유명 호텔들의 파산이 국내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