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저 두고 어디 가세요”…코로나와 황금연휴가 두려운 반려동물들

코로나19에 황금연휴까지 겹치며 유기동물 급증

보호소 포화상태 속 자원봉사·후원·재입양 줄어

안락사나 길거리 떠돌 운명…보험제도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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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이 급증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집중적으로 버려지는 황금연휴까지 겹치며 유기동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는 봉사자의 발길과 후원이 모두 줄고 재입양 문의마저 뜸해지면서 안락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1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350마리 강아지들의 행복한 보금자리’ 유기동물보호소 앞에 강아지 6마리가 버려졌다. 어미 개와 눈도 채 뜨지 못한 새끼 5마리였다. 1주일 뒤에도 같은 자리에 새끼 4마리가 버려져 있었다. 김계영 보호소장은 “코로나19 이후 동물을 맡아 달라는 문의와 보호소 앞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유기동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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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로 유기동물이 더 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통상 명절이나 휴가철이 되면 보호소에 동물을 맡겨놓고 찾아가지 않거나 휴게소 등지에 버리고 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50마리 정도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반면 연휴에는 하루 200마리 넘게 버려진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유기되는 반려동물은 늘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발길과 후원이 모두 끊기며 유기동물보호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사설보호소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김 소장은 “자원봉사자가 오지 못하는 바람에 혼자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며 “후원도 절반으로 줄어 오래 연락해오던 사료 회사에 연락해 사료를 겨우 얻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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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기동물을 재입양하려는 시민들의 문의는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항공편이 단절되며 해외 입양의 길도 막혔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리본센터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1월만 해도 140건의 입양 문의가 들어왔지만 3월에는 2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4월에는 입양 건수가 아예 없고 14일까지 들어온 문의는 10건이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주의 한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재입양이 줄어들면 보호소 수용에 한계가 있어 안락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몸이 불편하거나 재입양을 가지 못하는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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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에서는 반려동물 건강보험 등의 공적 제도를 통해 반려동물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 소장은 “동물병원에서 진찰만 받아도 15만원이 들어 반려동물이 아프더라도 병원에 데려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반려동물 보험제도 등의 공적제도를 통해 부담을 줄여야 유기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임시보호 방식 개선 등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의 현 상황을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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