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전용 106㎡는 3월 말 32억 9,000만원에 매매됐다. 최고가 39억원 보다 7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서울 반포 지역의 대표 아파트 중 하나인 ‘반포자이’ 전용 132㎡도 지난 달 중순 3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35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4개월 만에 4억원 이상 빠진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현재 반포자이 전용 132㎡의 호가는 29억~31억원 수준이다. 인근의 B공인 관계자는 “증여성 거래가 아니다”라며 “집주인이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이 8년 만에 월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4월 0.17% 하락해 지난해 5월(-0.04%) 이후 11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은 지난달 0.63% 하락, 2012년 11월(-0.63%)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시세를 끌어내렸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은 2월 0.02%, 3월 0.17%, 4월 0.63% 떨어지며 최근 3개월 연속 낙폭을 확대했다.
<강북도 절세용 초급매 쏟아져>
보유세 부과 기준일(6월1일)과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6월 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랜드마크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절세용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은 물론 강북 등 서울 전역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싸게라도 팔아달라는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강북 지역에서도 절세용 급급매가 적지 않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자이2차(84.95㎡)는 이달 최고가(16억4,000만원)보다 3억원 하락한 13억8,5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84.41㎡) 역시 4,000만원 이상 하락한 값에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은 6월 이후에도 이 같은 초급매가 계속 나오느냐다. 즉 절세용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후에도 계속 급급매가 나올지다. 초급매가 연이어 쏟아지면 하락폭이 커질 수 있고 침체 기간도 더 길어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급매가 사라질 경우 반등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6월 이후 시장 전망은 엇갈려>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일단 시세 하락을 주도하는 이들 매물이 상당 부분 소진돼 향후 시장에 풀릴 물량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 부장은 “현재 낙폭도 크지 않고 매물도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으로 유추해볼 때 하반기에 들어서면 지금만큼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현금 유동성이 필요하다든지 확실한 니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팔고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굳이 매물로 내놓지 않고 버틸 수도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고점 수준만큼 급등할 힘은 없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악화와 종부세 부담 증가 등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발 경기위축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김흥록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