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를 임대 투자용으로 생각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수도권 전역에 공급이 많을뿐더러 임차인 찾기가 쉽지 않아요.”
경기도 김포시 내 한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 건물 1층에는 공인중개업소만 띄엄띄엄 들어섰을 뿐 아직 이렇다 할 상가가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초창기 건물은 90% 정도 입주가 됐는데 나머지 건물은 거의 비어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정보기술(IT) 업체가 지원시설과 함께 복합적으로 입주하도록 한 건축물이다. 예전에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다. 애초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업무시설을 마련하도록 제도화됐지만 수년 전부터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분양을 받아 상업용 부동산으로 이용하려는 바람이 불었다. 분양권 전매에 제한이 없고 분양금액의 80%까지 저리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아 직접 입주하면 취득세 50% 감면, 재산세 37.5% 감면, 법인세 4년간 100% 면제, 5년 실사용 시 양도세 100% 면제 혜택이 있는데 일반인 투자자들이 입주 기업으로 서류를 꾸며 이 같은 혜택 일부를 받는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편법을 쓸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지식산업센터 투자가 최근 흔들리는 모양새다. 공급 과잉에다 임대수요 부족, 수익성 하락 등 3중 리스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 1·4분기 지식산업센터 신설·변경승인 완료 건수는 50건으로 1·4분기 기준 역대 최다 승인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39곳이었다. 상가정보연구소는 올해 지식산업센터 준공 물량이 26곳으로 최근 4개년 중 가장 많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시행사들이 앞다퉈 지식산업센터 건립에 뛰어든 것이다. A대표는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기업들이 입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과연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보라”며 “현재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부족은 수급 측면에서 보면 상식적인 일”이라고 꼬집었다.
임대수요가 적다 보니 투자자는 임대료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김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용면적 기준 45㎡를 분양받으려면 취득세 포함 2억원가량을 투자해야 하는데 최근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까지 떨어졌다”며 “노후 대비용으로 ‘못해도 월 60만원은 받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 국면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M타워 부동산 대표는 “임대료가 3.3㎡당 최대 5만원 수준이라 임대수익이 나오기 어렵다”며 “일반인 투자자의 경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