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초·중·고교 및 유치원의 등교개학을 진행하더라도 지난 1~2개월간 원격수업을 통해 토대를 쌓은 디지털교육혁신은 멈춰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교육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은주 서울 창덕여중 교사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교육계에 도입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코로나 사태 이후 등교 수업 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수업에서는 참가자들이 모두 익명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현장수업에서보다 학생들이 더 활발하게 질문하더라”며 “원격 수업을 한 후 학부모들과의 소통도 늘어났다”고 디지털교육혁신의 장점을 소개했다. 수업 내용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아졌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교사가 학생의 질문에 답하면 학생들이 답변의 내용이 재미있다거나 하는 등의 반응을 보여 오프라인 수업에선 보기 힘든 상호교감 개선효과를 체감했다는 것이다.
교사들 간의 협업이나 회의 문화 개선 차원에서도 ICT 활용은 효과적이었다. 이 교사는 “‘원노트’나 ‘MS 팀즈’ 같은 기술들을 교사들 간의 의사소통에도 활용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였고, 이것이 수업으로 재투자됐다”면서 “기술의 유용함을 경험했던 것들이 또 다른 ICT 도구들을 끌어오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노트는 오프라인 필기를 대체하는 메모용 앱이며 MS팀즈는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온라인협업지원앱이다.
이 교사가 근무하는 창덕여중은 교육당국으로부터 ‘미래학교’로 지정돼 지난 수년간 디지털교육 기반을 준비해왔다. 교사들간 디지털기술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있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습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직접 디지털교육을 해보니 앞으로 더 개선하고 투자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다. 이 교사는 “MS 팀즈, 카카오톡, 유튜브 등 과목별로 활용하는 ICT 도구가 다르고,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수업 설계를 바꿔야 하는 등 교사들의 부담이 있었다”고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또한 “지금 중학교 1학년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모바일에는 친숙하지만 MS팀즈가 뭔지도 잘 모르고, 키보드에도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면서 “플랫폼 접속 안내를 위한 별도의 가이드 영상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교사 및 학교 차원의 노력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특히 클라우드 확충, 규제 개선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세밀한 인프라 확충과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사는 “코로나 이전에는 보안 때문에 학교 업무망에서 클라우드 접속이 안됐는데 현재 일시적으로 이런 규제가 풀렸다”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원활한 학생 피드백 등 업무 효율성을 위해 클라우드 사용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