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시장을 점령한 ‘진로이즈백’의 대항마로 출시된 롯데칠성주류의 ‘플렉스’의 인기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진로이즈백이 옛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 감성으로 지난해 소주 시장을 강타했다면 ‘플렉스’는 제품명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본인을 과시하는 것을 뜻하는 ‘플렉스’ 감성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소주 시장 점유율을 하이트진로에 크게 내준 롯데주류가 플렉스를 통해 반격에 나서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소주 전쟁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플렉스 판매량은 매주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보인다. 6일 GS25에 따르면 4월 초 출시된 플렉스의 4월 2주차 판매량은 1주차 대비 83.2%를 성장했고 4월 3주차에는 2주차 대비 30.7% 증가했다. 4주차 역시 30%대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렉스는 젊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인기 래퍼 ‘염따’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마케팅이 효과를 보면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처음처럼 플렉스’는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래퍼 염따와 손잡고 선보이는 한정판 제품으로 제품명은 염따가 유행시킨 ‘플렉스 문화’에서 따왔다”며 “래퍼 염따가 ‘쇼미더머니8’에 출연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말한 이후 유행하기 시작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성공을 입증하는 새로운 ‘플렉스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플렉스 병뚜껑을 인증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늘면서 큰 마케팅 비용 없이 제품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플렉스 병뚜껑에는 ‘염’ ‘따’ ‘빠’ ‘끄’라는 네글자 중 한 글자가 기재돼 있다. ‘염따빠끄’는 래퍼 염따의 ‘빠끄’라는 유행어를 딴 것으로 네 글자가 담긴 병뚜껑을 다 모아 인증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가 됐다. 아울러 염따와 롯데주류가 플렉스를 만들기까지의 영상을 담은 ‘초심 잃은 염따의 처음처럼 플렉스 메이킹 썰’이란 제목의 메이킹 영상은 유투브에서 9일 온에어 된 후 18일만에 조회수 약 584만회를 기록 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염따와의 만남부터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메이킹영상을 공개했다”며 “출시 후 병뚜껑에 적힌 ‘염따빠끄’를 인증하는 SNS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한정판으로 출시된 플렉스가 ‘한정판’ 딱지를 벗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주류 관계자는 “염따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기 때문에 정식제품으로 출시하기 위해선 여러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플렉스의 인기가 지속될 경우 소주 패권을 놓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경쟁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처음처럼의 매출 성장세가 하이트진로를 앞섰다”며 “불매운동으로 소주시장의 패권이 하이트진로에 급격히 기울었지만 플렉스로 롯데주류가 이미지 개선에 성공할 경우 경쟁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