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원격의료, 코로나 이후에도 멈춰선 안돼"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인터뷰

OECD 26개국 원격의료 도입

코로나 사태로 美·유럽 등 가속도

한국, 5G시대 IT강국 자신감 갖고

소외층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재진(59·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6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내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6개국이 원격의료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로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보다 개인정보를 훨씬 중시하는 유럽에서도 원격의료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업계에서 20여년간 일하다가 지난 2011년 당뇨 환자를 위한 패치형 인슐린펌프와 웨어러블 인공췌장 등을 만드는 이오플로우를 창업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코로나19로 제한적 원격의료가 이뤄져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질병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5세대(5G) 정보기술(IT) 강국의 자신감을 갖고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중국·일본 등과 달리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가 금지된 우리나라는 올 2월2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했으나 참여하는 병·의원은 전체 7만여개 중 4%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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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원격의료를 적극 주장하는 것은 실리콘밸리 경험을 통해 환자와 병원,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보험사 등이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은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를 시작했으나 개인정보 누출, 오진 가능성, 의료시장 양극화 등의 우려에 이해관계까지 첨예하게 얽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비로소 대중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텔레닥’ ‘MD라이브’ ‘암웰’ ‘닥터’ 등의 원격의료 솔루션사를 통해 원격의료와 의약품을 받을 수 있는데 지난 2014년에는 만성질환자와 경증환자를 중심으로 진료 6건 중 1건이 원격으로 이뤄졌고 이후 계속 확대됐다.



김 대표는 당뇨 환자 등을 예로 들며 원격의료의 효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오플로우의 일체형 웨어러블 인공췌장 솔루션은 2018년 미국 소아당뇨연구재단(JDRF)의 개발 파트너로 선정되고 지난해 FDA로부터 ‘획기적인 의료기기’로 지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원격의료 환경이 갖춰지면 당뇨 환자가 병원 방문을 줄이면서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가진 상황에서 원격의료와 의료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결합하면 엄청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전 국가적 원격의료 시스템을 정비한 뒤 섬이나 산간, 원양어선, 전방부대, 만성질환자,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층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사전에 철저한 부작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의사들이 우려하는 오진 등을 방지하고 해킹에 따른 의료정보 노출을 차단하는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1·2·3차 의료기관 간 역할분담도 확실하게 하고 상급기관이 연구개발(R&D)에 역점을 둘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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