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의 테슬라 판매 호조와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4분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에서 27.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점유율 10.7%의 2배에 가까운 점유율로 지난달까지 1위였던 파나소닉(25.7%)을 넘어섰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집계 이래 처음이다. SNE리서치는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EV’,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가 배터리 사용량 급증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테슬라의 ‘모델3’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주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전체 자동차 판매는 전월 대비 43.4% 감소했지만 테슬라 등록대수는 450%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주로 공급하는 파나소닉과 LG화학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중국에 진출하기 전까지 파나소닉은 배터리를 독점 공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공장 가동률이 줄며 파나소닉의 점유율도 덩달아 하락했다는 관측이다.
중국에서 테슬라 외의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만큼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타격을 입었다. 중국 CATL과 BYD는 각각 17.4%, 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BYD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15.1%)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질주는 계속됐다. 국내 배터리 3사의 1·4분기 합계 점유율은 37.5%로 전년 동기(16.4%)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삼성SDI(006400)는 6.0%, SK이노베이션(096770)은 4.5%의 점유율로 각각 4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BMW,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게 SNE리서치의 설명이다.
다만 SNE리서치는 “앞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요 진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 시장이 타격을 입고 경쟁사들이 포진한 중국 시장이 회복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