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셧다운(폐쇄)이 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미국 의회가 자동차 업계 지원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디트로이트 같은 차산업 메카를 지역에 둔 미시간주 의원 중심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의회 차원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시간주 하원의원인 민주당 소속 데비 딩겔 의원과 공화당 소속 프레드 업턴 의원이 이끄는 초당파 의원들 7명은 다음 번 경기부양책에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인데요. 현재 더 많은 의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회람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지지 의원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산업계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입장입니다. 4월 차판매는 수십년 만의 최악이었고 렌터카 업체들은 문을 닫을 처지에 빠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올해 미국의 차판매량은 약 30% 급감할 전망인데요. 의원들은 “의미 있는 회복을 위해서는 당분간 수요를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며 노후차량 교체 지원을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고 합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미국은 노후차 교체에 30억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그 덕분에 그해 여름 신차 판매가 13% 급증했습니다.
실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1·4분기에 적자를 냈고 제너럴모터스(GM)는 2억9,400만달러의 순익을 냈지만 전년보다 86.7%나 규모가 급감했는데요.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도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모색 중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는 지난 5일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열고 자동차 제작사 지원을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결론이 나오는 데는 최소 몇 주가 걸릴 예정인데 초점은 노후차량 교체 지원에 쏠려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큽니다. 미국과 독일 정부가 핵심산업인 자동차 업계 보호에 나서듯 우리도 추가 지원을 검토해보면 어떨까요. 업계에서는 6월 만료인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이나 취득세 감면을 원하고 있나 봅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지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같은 국내 완성차 업체도 미국이나 독일 업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니까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