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장과 국조실 1·2차장,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이 바뀌면서 향후 금융권 인사 판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는 김근익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확실시된다.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에는 김동성 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의 승진이,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에는 김도인 전 금감원 금융투자담당 부원장보가 유력하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하면 금융위가 임명한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 검증을 거친다.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이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회의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11~12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유광열 수석부원장, 권인원·원승연 부원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 부원장 4명이 올 들어 모두 바뀌며 금감원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된다. 지난 3월 부원장급인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김은경 처장이 새롭게 임명된 바 있다.
임기 만 2년이 지난 윤석헌 금감원장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환 파생상품 키코(KIKO) 문제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태에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어찌 됐든 금융권에 ‘소비자 보호’라는 문화를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을 평가받고 있다는 게 관가의 전언이다. 2018년 5월 취임한 윤 원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다만 역대 금감원장 중 임기를 모두 채운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신임 원장이 임명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후임으로는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원승연 현 금감원 부원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 대표는 한미 방위비 협상을 매끄럽게 마무리해야 하고 원 부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에서 금융위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금융위의 반발이 변수다. 김 전 차관은 금융 관련 경력이 없는 게 약점이다.
이번에 교체된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의 거취도 관심사다. 라임 사태로 구속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상관이었기 때문에 공직을 유지할 경우 향후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당분간 직을 맡기보다 검찰 조사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큰 문제가 없다면 향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의 경우 이제 취임한 지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후속 인선을 논의하기는 이르지만 후임 한국거래소 이사장, 차기 산업은행 회장 등으로 세간에 오르내린다. 정지원 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이동걸 산은 회장은 9월에 임기가 끝난다. 손 부위원장의 후임으로는 김태현 현 금융위 사무처장의 승진이 거론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재로서는 연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 회장은 금융권에서 그동안 한국GM 사태 등을 비교적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 20조원의 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의 총대를 매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정작 이 회장은 연임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산은 수장 중 연임을 한 경우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