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문 닫다가 방금 문 열었는데 바로 운행자제하라니…말이 되나요.”
어버이날인 8일 노인들의 클럽인 콜라텍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영등포구 콜라텍 거리의 한 점주 A씨는 식당 자재들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78%감소했다”며 “오늘(8일)부터 다시 콜라텍을 운영하려고 식당 식자재도 다 사놨는데 바로 운행자제 명령이라니, 황당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20대와 30대들이 자주 드나드는 이태원 클럽에서 추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재확산 우려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60대·70대 노인들이 즐겨찾는 콜라텍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오후 8시부터 6월 7일까지 한달 간 전국 클럽과 콜라텍 등 유흥시설에 대한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A씨가 운영하는 콜라텍은 노인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기자가 30분가량 관찰해 본 결과 3~4분마다 수명의 사람들이 엘레베이터를 통해 오르락내리락 하는 편이었다. 같은 날 앞서 방문한 다른 콜라텍은 사정이 더 나빴다. 이곳의 점주 B씨 역시 “월세만 1,000만원 넘게 나가는데 큰일”이라며 “오늘 입장료로 2,3만원밖에 못 벌었다. 식당에도 사람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콜라텍 2곳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입구에서 입장객 노인들의 체온을 재던 점주 C씨는 “사회적거리두가 끝나고 바로 6일부터 오픈 했다. 사람이 좀 오는가 싶더니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오고는 사람이 더 안 온다”며 “자식들이 콜라텍 가는 걸 반대하는 경우도 있고, 입장객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으니 사람들이 아무래도 콜라텍에 오는 걸 꺼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콜라텍이 노인들 사이에서 ‘건전한 곳’으로 여겨지지 않아 입장 기록이 남기를 꺼려 한다는 뜻이다. 이날 기자가 콜라텍에서 나온 노인들에게 다가가자 “다른 일 때문에 왔다”며 도망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입장객 명단을 보여주던 C씨는 “원래부터 콜라텍은 공개적으로 다니지 않고 다니는 분들도 쉬쉬하는데 이름을 적게 하니 더 안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똥은 ‘협력업체’로까지 튀는 상황이다. 콜라텍 거리 지하상가에서 콜라텍 전용 무도복을 판매하는 최영문(75)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제로(0·zero)’라고 밝혔다. 최씨는 “한벌에 7~8만원 하는 옷들이 2월에는 10~20벌이라도 팔렸는데, 3월과 4월에는 한벌도 못팔았다”며 “버티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