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경제에 예방주사 놓는 므누신…“실업률 이미 25%일 수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최악 수치 미리 알려 리스크 분산

해싯, 5~6월이 일자리 대란 최고

3분기 이후 경기반등 기대 커진 듯

백악관·재무부, 추가부양책에도 신중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EPA연합뉴스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예방주사를 놓았습니다. 현재 실업률이 25%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미리 알린 것인데요.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실업률) 수치는 좋아지기 전에 아마도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 기업이나 근로자의 잘못이 아니며 바이러스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업률은 실제 더 높으며 25%를 찍었을 수 있다고 했다고 CNBC는 전했습니다.


앞서 나온 4월 고용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실업률이 14.7%로 체감 실업률은 22.8%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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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나와 이 같은 발언을 하는 데는 나빠진 고용지표에 시장이 받을 충격을 미리미리 분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나빠질 수 있다고 해놓으면 실제 그 상황이 됐을 때 충격이 덜할 수 있죠. 거꾸로 이보다 덜하면 예상보다 좋다는 분석들이 나오게 되고요. 3,300만명이 넘는 실업수당 청구로 이미 고용 리스크는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지만 실업률에 대해서도 예방주사를 놓는 셈이죠. 위기 때 나오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바닥을 깔아놓으면 반등 시에도 효과가 커집니다. 므누신 장관은 “3·4분기에는 나아질 것이고, 4·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그리고 내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역시 대선을 앞두고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한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내년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이 CBS 방송에 나와 “일자리가 5월이나 6월에 저점을 볼 것”이라며 “실업률은 일시적으로 20%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재 백악관과 므누신 재무장관이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기존 대책의 효과를 좀 봐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V자’ 회복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자신감이 갈수록 더 쌓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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