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출 기업 SOS에 응답하라" KOTRA, 긴급 지사화로 코로나 대응

전세계 82개 무역관서 249개 중소기업 지원

선정과정 간소화…신청 1주일만에 OK

발 묶인 기업인 대신해 진단키트도 수출성공

KOTRA 카타르 도하무역관 직원들이 한국 기업의 코로나19 진단장비·키트 납품 과정을 현지에서 지원한 뒤 카타르 정부 관계자 등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KOTRA 카타르 도하무역관 직원들이 한국 기업의 코로나19 진단장비·키트 납품 과정을 현지에서 지원한 뒤 카타르 정부 관계자 등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



#. 차량용 기계장비 기업 A사는 4월 초 열린 중국 자동차회사 입찰에서 일본 경쟁업체를 제치고 처음으로 60만 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따냈다. 오랫동안 입찰에 공을 들였으나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입찰 직전 A사의 베이징 현지 에이전트가 중국 내 이동 제한으로 광저우에서 열리는 입찰에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A사는 한국직원이라도 입찰 현장에 보내려 했으나 외국인 입국시 2주간 강제 격리되므로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막막한 심정으로 A사는 KOTRA의 문을 두드렸다. 긴급한 A사의 외침에 광저우무역관이 응답했다. 입찰현장에 기계 분야 경험·노하우를 보유한 전담직원을 파견해 A사와 실시간으로 연락을 취하며 대응했다. 서류만 제출한 일본 경쟁사를 누르고 마침내 A사는 60만 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수출길이 막힌 중견·중소기업을 위해 KOTRA가 입찰 대리 참여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까지 ‘또 하나의 지사’가 돼 움직이고 있다.


11일 KOTRA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KOTRA 해외 무역관이 국내 수출기업의 해외 현지 마케팅 활동을 대행하는 ‘긴급 지사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견·중소기업은 총 249개사에 달한다. 해외 방문이 어려운 기업을 위해 뛰고 있는 해외 무역관은 57개국 82개로 세계 곳곳에 펼쳐져 있다. KOTRA는 이 서비스를 확대 도입하면서 ‘긴급’이라는 취지를 살려 사업 신청 등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신청한 후 사업이 개시되는 기간도 과거 1개월에서 1주일로 크게 줄었다. 시장성, 수출역량 등 내·외부 평가항목 합산 결과로 지원 대상을 결정했던 방식을 바꿔, 신청기업이 대행을 원하는 서비스의 현지수행 가능여부만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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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차량용 기계장비 업체 A사의 사례처럼 KOTRA 해외 무역관은 수출 기업의 손과 발이 돼 움직이고 있다. K방역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린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에도 KOTRA가 힘을 보탰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진단키트를 납품한 B사·C사, 브라질 상파울루 주정부에 납품한 D사, 스페인 보건부에 납품한 E사, 에콰도르 키토 시청에 납품한 F사·G사 등도 KOTRA를 활용해 수출에 성공했다.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고 세부 수요를 추가로 발굴해 한국 기업에 공유하는 작업도 해외 무역관이 하고 있는 일이다. 샘플 제품을 미리 전달하고 사업 제안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일도 KOTRA가 ‘긴급 지사’로서 수행하고 있다.

수주 이후 고객사 관리도 KOTRA가 챙기고 있다. H사는 카타르에 진단장비·키트를 납품하는 계약서를 체결했지만 입국 전면금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도하무역관은 외교공관과 함께 카타르 정부를 설득해 ‘예외적 입국허가 및 2주 격리 면제조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KOTRA 해외무역관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지사다”며 “올해 KOTRA는 우리 기업 1만개의 해외지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신규 사업인 ‘온라인 지사화 서비스’ 참가비를 무료로 책정하는 등 우리 기업이 수출 인프라 KOTRA를 더욱 활용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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