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적자 부담에도 '공격 앞으로'…신세계, 두 번째 독자호텔 출격

새 5성급 브랜드 '그랜드 조선'

관광도시 부산·제주에 연내 개장

투톱 신라·롯데와 정면승부 예고

첫번째 '레스케이프' 부진 딛고

실적 악화 고리 끊어낼 지 주목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조선호텔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조선호텔


4성급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의 부진으로 고전한 신세계(004170)조선호텔이 두 번째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으로 만회에 나선다. 특급호텔 수요가 높은 대표 관광도시 부산과 제주에서 국내 호텔 투톱인 신라, 롯데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

신세계는 2014년부터 이어온 적자 경영의 고리를 끊고 호텔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18년 첫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를 선보였다. 그러나 예상외의 흥행 실패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누적적자는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다만 신세계는 2023년까지 전국 각지에 독자 브랜드 호텔 5개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외형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된 상황에서 새 독자 브랜드가 실적 악화의 고리를 끊어낼 묘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일 벗은 새 독자 브랜드=신세계조선호텔은 새로운 5성급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선보이고 오는 8월, 12월 부산과 제주에 호텔을 개장한다고 11일 밝혔다. 그랜드 조선 브랜드명에는 국내 최고(最古) 호텔인 조선호텔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혁신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그 첫 호텔은 해운대의 ‘그랜드 조선 부산’으로, 기존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의 리모델링 작업이 끝나는 8월 330실 규모로 문을 연다. 총 271실 규모의 ‘그랜드 조선 제주’도 12월 개장한다. 호텔은 제주 중문단지에 있는 켄싱턴 호텔 제주를 리모델링하고, 스위트 객실 50실을 추가했다.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는 “그랜드 조선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 신규호텔본부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독자 브랜드는 흥행 참패=신세계는 지난 1995년 웨스틴으로부터 조선호텔법인을 인수하면서 호텔 사업을 본격화했다. 서울과 부산에서 글로벌 브랜드 호텔을 운영하던 신세계는 2018년 호텔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첫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를 선보였다. 개점 당시 레스케이프는 앤티크 가구와 실크 자수 벽지 등 18세기 프랑스 파리 귀족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시장의 주목받기도 했다. 여기에 정 부회장이 측근인 김범수 신세계호텔 상무를 총지배인으로 앉히는 등 애정을 쏟았으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레스케이프의 영업부진으로 2년 만에 신세계조선호텔의 영업적자는 124억원으로 불어났으며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며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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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악화에도 공격적 행보=부진한 실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으나 신세계조선호텔은 신규 출점 계획을 변동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모기업 이마트(139480)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번 부산과 제주 특급호텔에 이어 강남 르네상스 호텔을 개관하고, 서울 저동과 경기도 판교 등에 비즈니스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어 공격적인 외형 성장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호텔업계 경쟁이 치열해 이미 시장 포화 상태인데다 코로나19로 호텔 방문객이 급감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호텔 오픈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 1·4분기 영업적자는 지난해 연간적자에 버금가는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째 적자 기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새 독자브랜드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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