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절대 안 잡힌다"던 n번방 창시자 ‘갓갓’도 검거...이제 사마귀만 남아

경찰, 긴급 체포 후 구속영장 신청...20대 대학생

텔레그램 성착취 주요 피의자들 대부분 검거

조주빈 공범 사마귀, 유료회원 수사에 집중

텔레그램 ‘n번방’ 가담자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연합뉴스텔레그램 ‘n번방’ 가담자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연합뉴스



텔레그램 내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의 원조 격인 ‘n번방’ 개설자 ‘갓갓’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따라 조주빈(25)을 포함해 n번방 사건의 주요 피의자들이 모두 검거되면서 경찰의 텔레그램 성범죄 사건 수사도 막바지에 돌입했다. 주범 중 아직 붙잡지 못한 것은 조주빈의 공범인 ‘사마귀’ 정도다. 앞으로 경찰은 사마귀와 유료회원, 검거된 피의자들의 연결관계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n번방 운영자인 20대 대학생 A(24)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A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지난 9일 소환 조사했다. 조사 결과 본인이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지난해 7월 갓갓의 존재를 알고 추적에 나선 지 약 10개월 만에 그를 검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 A씨를 검거했다”며 “수사기법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별과 나이, 대학생 점이란 것 외 다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조만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A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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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2018년 하반기부터 n번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갓갓은 텔레그램 관련 성범죄의 시초로 불린다. 1번부터 8번까지 번호를 매기면서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해 n번방이라는 속칭이 붙었다. 3월 검거된 조주빈은 갓갓의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운영했다. n번방은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성범죄 사건을 통칭하기도 한다.

그동안 경찰의 갓갓 수사는 더딘 편이었다. 갓갓이 n번방 입장료로 추적이 어려운 문화상품권 핀(PIN)번호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텔레그램 등에 자신을 수능시험을 앞둔 고등학생 등으로 속여왔다. 경찰은 일찌감치 갓갓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특정해 추적했지만 차명·도명 등이 많은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해당 IP가 실제 범인의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갓갓까지 붙잡히면서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주요 피의자들은 대부분 검거에 성공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 또 다른 공유방인 ‘고담방’ 운영자 전모(38·닉네임 와치맨)씨, ‘프로젝트 N방’ 운영자 배모(19·닉네임 로리대장태범)씨, 조주빈의 공범 격인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도 모두 구속됐다.

경찰은 앞으로 n번방·박사방 등의 유료회원 및 성착취물 소지자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예정이다. 갓갓과 조주빈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박사방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갓갓과 조주빈이 서로 연락해 박사방을 만들었다거나 공모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경북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공유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주빈이 공범으로 언급한 사마귀에 대해서는 “아직 범죄사실이 확인되는 게 없다”며 “추후 조주빈과의 면담 등을 통해 범죄사실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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