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입맛 바뀐 한국인…양식 대신 아시안 푸드

유로모니터 분석 "탈양식 가속"

웰빙 열풍에 건강한 '亞푸드' 관심

마라 프랜차이즈는 2년새 5배 쑥

쌀국수·대만식 샌드위치·흑당 불티

도미노피자 작년 영업익 45% 뚝




‘피자헛에서 생일파티, 아웃백에서 데이트’. 2010년대까지 흔들림 없던 외식의 공식이 허물어지고 있다. 배달문화가 자리 잡은데다 맛집이 즐비한 익선동·을지로 등 신흥상권이 생겨나면서 외식 산업의 전통 강자였던 양식 프랜차이즈가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이 틈을 비집고 아시안푸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인의 입맛이 ‘양식’에서 ‘아시안푸드’로 변화하면서다. 실제 피자 프랜차이즈는 점차 점포 수를 줄여가고 있고 특히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폐업 행렬을 이룬다. 반면 지난 2018년 한국에 처음 상륙한 마라탕은 지난해 대박을 친 데 이어 올해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외식 시장의 ‘탈(脫)양식’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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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식을 포함한 아시안푸드 외식 업계의 전체 파이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17년 48조8,829억원에서 2018년 50조원을 돌파했고 2019년 54조120억원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한식의 수요가 높아진 탓도 있지만 마라 열풍 등 아시안푸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한국에 첫선을 보인 마라탕 프랜차이즈는 4개였지만 지난해 16개로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만 5개 업체가 추가 등록해 총 21개의 마라탕 프랜차이즈가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쌀국수, 대만식 샌드위치, 흑당 등 아시안푸드가 한국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며 “‘웰빙’ 열풍이 불면서 밀가루나 고기류가 주식인 양식보다는 건강식에 가까운 아시안푸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푸드와 관련된 향신료와 소스 수입물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등에서 수입된 향신료나 소스류의 중량은 매년 2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마켓컬리 등 식품을 취급하는 e커머스 등에서도 월남쌈과 스리라차·공심채 등 식재료 판매량이 점차 상승하고 있고 생어거스틴 등 아시안푸드를 파는 프랜차이즈의 동남아 간편식 매출도 2018년에는 최대 300% 이상 성장하는 등 수요가 점차 상승하는 모양새다. 라면 등 식품 업계에서도 스리라차볶음면과 마라면·쌀국수 등의 제품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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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패밀리레스토랑과 피자 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니건스다. 1995년 국내에 선보인 베니건스는 실적 악화로 2016년 한국을 떠났다. 마르쉐 역시 2013년 한국 사업을 접었고 씨즐러와 토니로마스도 각각 2013년과 2014년에 사업을 중단했다. ‘세븐스프링스’도 문을 닫았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액 2,040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8%, 45.22% 감소한 수치다. 미스터피자 역시 최근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HMR)의 발달로 양식을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된 요인도 크다”며 “반면 아시안푸드의 경우 HMR 시장이 아직까지 크지 않아 외식 업계의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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