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 박선미 박사의 ‘동북아 촉각식검의 지역간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Antenna-Style Daggers in Northeast Asia from the Perspective of Interregional Interaction)’ 논문이 영문 학술지인 ‘아시안 퍼스펙티브(Asian Perspectives)’ 2020년 봄호에 게재됐다.
박 박사는 논문에서 남만주, 한반도, 쓰시마에서 출토되는 촉각식검(觸角式劍)과 황하 상류의 오르도스(황하 북부)에서 출토되는 검을 비교 검토하고, 고조선과 부여의 광역적 교류망이 오르도스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밝히고 있다. 촉각식검은 검 자루 끝이 곤충의 더듬이(촉각) 와 같이 둥글게 말려 올라간 모양으로 장식된 검으로 중국 요동(遼東) , 길림(吉林), 러시아 연해주, 한반도, 일본 쓰시마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다.
박 박사는 동북아시아의 촉각식검과 오르도스의 촉각식검을 비교해 동북아시아의 촉각식검이 기원전 5세기에 처음 지린(吉林)시 자오허(蛟河) 양리디(洋犁地)에 등장했다고 판단했다. 또 검의 형식, 제작연대, 지리적 분포 등을 고려해 고조선과 부여가 오르도스 초원지대의 주민들과 교류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길림 일대에서 먼저 만들어진 촉각식검은 요동, 평양, 연해주 지역에서 제작됐고, 이후 쓰시마와 일본 규슈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논문은 지난 2017년 동북아역사재단의 기획연구 ‘고조선사 복원을 위한 비교-문화적 연구방법론 탐색’ 사업의 결과물이다. 당시 박 박사는 고조선이 부여·고구려·옥저·예를 포괄하는 종족적 정체성을 가진 국가였음을 연구했다. 이후 연구 범위를 확장해 촉각식검이 비파형동검과 세형동검을 만들어 사용하던 고조선 주민이 북방 초원계통의 동물장식문화를 받아들인 결과물임을 추가로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