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스님의 법문을 정리해 세상 사람들에게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영원한 행복의 길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최근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의 책 ‘태백산 선지식의 영원한 행복’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선승(禪僧) 고우스님의 법문을 담고 있다. 고우스님은 그 이름에 비해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암자에서 평생을 참선수행에만 집중하며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교수가 이번에 책을 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8년간 고우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은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박 교수와 고우스님의 인연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계종 종무원으로 근무하던 박 교수는 선지식을 찾아나섰다. 선지식은 지혜와 덕망이 높은 불교지도자를 말한다. 당시 조계종은 내분과 갈등을 겪고 있던 때였다. 당시 주변의 추천으로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이던 고우스님을 만났고, 이후 18년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몸담고 있던 교단이 세상의 행복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내분과 갈등에 휩싸이니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산중에 선지식을 찾아보고 답이 없으면 진로를 바꿀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음을 돌렸다.”
박 교수는 책 머릿말에 ‘지금 세상은 물질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풍족하나 정신적인 혼돈은 극심한 시대다. 빈부, 갑을, 좌우, 남녀, 노소, 남북 등 양극단의 대립 갈등은 더 깊어가고 평안과 행복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이 시대에 중도와 화두를 통해 영원한 행복을 알려주신 선지식의 역할이 지중한데 너무 연로하시고 병들어 더 활동할 수가 없다. 그래서 평소 하신 법문을 정리해 세상 사람들에게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영원한 행복의 길을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고운스님이 말하는 ‘영원한 행복의 길’은 무엇일까. 책에서 고우스님은 중도(中道)를 강조하고 있다. 중도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바른 도리를 의미한다. 스님은 ‘싯다르타 왕자가 출가해 중도를 깨달아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해탈해 영원한 행복의 길을 열어 보인 것이 바로 불교다. 불교는 내 밖의 절대자에게 구원을 의지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인간이 스스로 중도를 깨치면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님은 나와 우주 만물은 모두 중도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독립된 실체로서 ‘나’는 단 한 순간도 있을 수 없다. 지금 당장 내가 호흡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가 없는 것처럼 음식과 물 없이도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독립된 실체로서 ‘나’란 존재할 수 없기에 ‘내가 있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나’가 있다는 잘못된 습관이 개인의 삶에서 투영될 때 갈등이 일어나고 대립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모든 갈등의 근본 원인이 바로 ‘나’라는 독립된 존재가 있다는 착각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도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은 화두 참선이다. 화두 참선을 생활화하면 지혜와 자비심이 나와서 하는 일을 원만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한다. 지혜와 자비를 갖추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남도 잘 이해하게 되어 소통과 공감 능력이 높아져 인간관계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스님들처럼 하지는 못하더라도 화두 참선을 생활화하면 일상에서 지혜와 자비심이 나와 그만큼 행복합니다. 화두 참선이 생활화되면 그만큼 일상이 지혜로워지고 밝아져서 참선하는 만큼 자기와 세상에 도움이 됩니다.”